장동광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장
‘K판타지아…’ 첫 기획 김병종展
‘문화역서울284’서 24일까지 열려
“국립공예미술관 설립, 韓공예 진흥”
“K팝과 영화, 드라마에서 시작한 한류가 공예, 한식, 한복, 문학 등 한국의 전통과 현대문화에 대한 폭넓은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류의 근원인 ‘한국성(韓國性)’의 정체와 맥을 찾는 ‘K판타지아 프로젝트’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장동광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장(사진)은 옛 서울역 역사를 개조한 ‘문화역서울284’에서 ‘K판타지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 첫 번째 기획전시로 동양화, 서양화와 문학 등 장르 간 경계 없이 활동해 온 통섭의 예술가 김병종 서울대 명예교수의 작업을 아카이브 형식으로 보여주는 ‘생명광시곡, 김병종’ 전시회가 24일까지 열리고 있다.
“현재 서울에 근대문화유적 중 명동성당 본당, 한국은행 본점 등 100년 넘는 건축물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1925년 준공한 서울역은 내년 100년을 맞습니다. 제가 40여 년 전 철도청에 근무할 당시 출퇴근을 했던 인연이 있기도 합니다. 이곳을 프랑스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이나 일본의 도쿄역을 리노베이션한 ‘도쿄 스테이션 갤러리’처럼 복합문화공간으로 발전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서울대 공예과를 졸업한 장 원장은 안양문화예술재단에서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를 기획 진행했고, 한국도자재단 상임이사로 경기도자비엔날레를 이끄는 등 30여 년간 시각예술 분야에서 일해온 현장 전문가. 지난해 7월 제5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원장으로 취임했다.
공진원은 공예주간, 공예트렌드페어, 한식문화 홍보, 한복 진흥, 한지 분야 육성 지원, KCDF갤러리 운영, 문화역서울284 운영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 왔다.
“제 임기 동안 기관 의제를 설정했는데 올해는 ‘차이의 만남’, 내년도는 ‘한국성의 맥’, 그다음 해에는 ‘공예의 미래상’으로 설정했습니다. 한국적 공예, 디자인의 원형성을 모색하고 세계인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협력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기관의 정기 간행물인 ‘공예문화’ 계간지 특집기사는 영문을 병기해 세계인들과 소통하도록 했습니다. 또한 북촌에 있는 ‘한지문화산업센터’를 ‘한지가헌’이라는 한지문화홍보관으로 리뉴얼하고, 인사동 ‘KCDF 갤러리’도 ‘한국공예문화의 중심…공예가헌, Craft House’로 개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1세기 공예 진흥에 대한 방안은….
“인공지능(AI)과 기술 융합의 ‘통섭의 시대’를 맞아 금속, 도자, 목칠, 섬유, 유리, 가죽 등 재료와 기술로 분파돼 있는 공예장르 구분이 혁파돼야 합니다. 내년 20주년이 되는 ‘공예트렌드페어’를 작가 중심에서 갤러리 중심으로, 개인 생산에서 협업 생산, 브랜드 가치 창출을 위한 길드적 연합 생산 시스템을 구축해 하이엔드 공예품, 생활 우수 공예품, 문화 산업으로서의 공예품 유통을 체계화하고자 합니다.”
―현재 가장 시급한 공진원의 현안은 무엇인가요.
“한국 현대 공예를 체계적으로 진흥할 수 있는 ‘국립공예미술관’ 설립이 절실합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공예의 나라’였습니다. 실제로 고대부터 근대까지 자랑스러운 공예 유물들이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에 잘 보존돼 연구·전시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20세기 이후 현대 공예는 방치돼 있다시피 합니다. 영국 런던의 ‘V&A 뮤지엄’, 프랑스 파리의 ‘장식미술관’, 일본 가나자와 ‘국립공예관’처럼 현대의 공예 유산을 다음 세대에 물려줄 수 있는 미술관이 필요합니다. 한국 디자인의 원류는 공예에서 발원합니다. 국립디자인박물관도 중요하지만, 하루빨리 국립공예미술관을 설립해 한국 공예의 동시대성이 살아 있음을 선포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의 비전은….
“내년이면 공진원 설립 25주년을 맞습니다. 내년 의제가 ‘한국성의 맥’을 찾는 것인데, 서울역 개장 100주년 기념전과 동북아 예술과 역사, 철도와 근대문화를 결합한 자체 기획전을 준비 중입니다. 공예, 공공디자인, 한복, 한지 진흥 사업도 국제적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올해의 공예상’에 ‘공예이론가상’을 신설해 ‘공예콜로키움’과 함께 국제적 수준으로 키울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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