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유지, 가격 낮춘 실속 모델
퀘스트3과 동일한 AP-램 장착
3000개 넘는 VR-MR 앱 제공
해상도 저하-시야각 축소는 단점
두 손을 내려다보니 영락없는 주황색 고양이 발이었다. 새침한 고양이를 상상하며 팔을 휘젓자, 앞으로 기어가기 시작했다. 발톱을 꺼내 물고기를 잡거나 벽을 타고 오르는 것도 가능했다. 고양이가 돼 집 안을 탐험할 수 있는 가상현실(VR) 게임 ‘아이 앰 캣(I AM CAT)’이다.
15일 글로벌 출시된 메타의 VR·혼합현실(MR) 헤드셋 ‘메타 퀘스트 3S’를 체험했다. 전작인 메타 퀘스트3보다 가격은 낮추고 성능은 유지한 실속형 모델로 합리적인 가격에 VR과 MR 세계를 맛보기에 충분했다.
메타 퀘스트3S는 카메라 외부 현실과 가상 현실을 혼합해주는 메타 퀘스트3의 핵심 기능인 ‘컬러 패스 스루’를 지원한다. 기기 전면부의 카메라가 외부 환경을 3차원으로 분석해 기기를 쓴 채로도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보는 등 다른 활동들을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MR 세계도 경험할 수 있다. MR 게임 ‘퍼스트 인카운터’를 실행하자 방 내부 구조 스캔이 시작됐다. 곧이어 천장이 뚫리고 우주선이 내려왔다. 사방의 벽이 무너지며 외계인들이 침범했고 자취방은 곧 치열한 전쟁터가 됐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기기의 두뇌 격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램(RAM) 사양이다. 메타 퀘스트3S는 메타 퀘스트3과 동일한 퀄컴 스냅드래건 XR2 2세대 프로세서와 8GB 램을 탑재했다. 앱 실행이 빠르면서 부드러웠고 동적인 게임을 할 때도 끊김이 없었다. 양손에 검을 들고 리듬에 맞춰 날아오는 블록을 자르는 게임인 ‘비트 세이버’를 플레이하면서 정교한 컨트롤러 반응을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메타 퀘스트3S는 ‘공간 컴퓨팅’ 기능을 통해 허공에 여러 창을 띄워놓고 다양한 작업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누워서 하기 기능을 적용하자 침대에 기대 유튜브 영상을 틀어둔 채 다른 한편에서 인스타그램 피드를 보는 것도 가능했다.
매력적인 독점작들을 제공하며 기존에 약점으로 꼽혔던 콘텐츠의 부족 문제도 보완했다. 배트맨 게임 시리즈 중 세계 최초로 VR로 제작된 ‘배트맨 아캄 섀도우’가 대표적이다. 직접 배트맨으로 변신해 고담 시티를 날아다니는 경험을 할 수 있다. VR 낚시 게임 ‘리얼 VR 피싱(Real VR Fishing)’은 짜릿한 손맛뿐만 아니라 생생한 그래픽을 제공했다. 물고기가 찌를 건드리는 미세한 진동까지 느낄 수 있었다. 이 외에도 VR 앱과 MR 앱 약 3000개를 지원한다.
아쉬운 부분을 꼽자면 렌즈다. 메타 퀘스트3S는 메타 퀘스트3의 고급 팬케이크 렌즈 대신 조금 더 두꺼운 퀘스트2의 프레넬 렌즈를 탑재해 시야각이 약간 좁다. 그러나 빛 번짐이나 선명도 문제를 체감할 정도로 약점이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해상도는 1832×1920으로 퀘스트3의 2064×2208보다 조금 떨어지지만 여전히 4K급을 유지했다.
착용감도 나쁘지 않았다. 맞춤형 스트랩을 통해 얼굴에 맞게 조정할 수 있었고 장시간 착용하면서도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안경 전용 패드가 있어 안경을 착용한 상태로도 기기를 이용할 수 있었다. 4324mAh 배터리를 탑재해 평균 2시간 30분 동안 사용 가능하다.
메타 퀘스트 3S 128GB 모델은 43만9000원, 256GB 모델은 57만9000원에 판매 중이다. 128GB 모델 기준 메타 퀘스트3(69만 원)보다 출고가가 25만 원가량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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