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이른바 ‘깡통전세’ 여파로 처음으로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보증배수(자기자본 대비 보증금액 비율) 확대에 나선 가운데 보험사 등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서는 금융사들이 HUG의 발행금리에 주목하고 있다. HUG의 신종자본증권 신용등급은 AA+인데 HUG의 발행금리가 올라가면 추후 발행하는 금융사들의 금리에도 영향을 미쳐 이자를 더 줘야 하기 때문이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UG는 30년 만기 5년 콜옵션(조기상환권)을 조건으로 50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HUG는 대표 주간사인 NH투자증권을 통해 기존 최대 7000억 원의 증액 발행을 고심하고 있다.
문제는 금리다. 29일 수요예측을 앞둔 HUG는 3.5~4.1%의 금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HUG가 애초에 생각에 없던 최대 4.1%의 금리를 제시한 이유는 큰 규모의 발행에도 주간사가 한 곳뿐이라 금리 협상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시장금리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큰 규모의 발행을 진행하는 것도 있다. 보통 5000억 원 이상의 채권을 발행할 때 2~3곳의 공동 주간사를 선임하지만 HUG는 NH투자증권 한 곳만을 정했다.
공기업인 HUG의 신종자본증권이 4%대라면 사기업인 보험사들의 채권은 그 이상의 금리를 줘야 자금을 모을 수 있다. 채권 투자자 입장에서 안전한 공기업의 채권에 금리까지 높다면 사기업의 채권을 선택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A 증권사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신용등급이 우수한 HUG가 4%대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면 의아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17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하나금융지주의 신종자본증권은 신용등급이 AA―임에도 4.0%에 모집물량을 채웠다.
현재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를 발행할 보험사는 롯데손해보험과 교보생명 등이다. B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회사채 대표 주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연말이 다가오면서 NH투자증권이 발행 규모를 늘려 경쟁에서 앞서겠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있다”며 “발행 규모를 늘리면 금리도 높여야 하기 때문에 HUG의 금리에 발행을 앞둔 보험사들이 주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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