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3조5800억 소폭 감소
SUV-하이브리드 판매 늘며
전기차 캐즘 여파에도 선방
테슬라, 깜짝 실적에 주가 급등
현대자동차의 올 3분기(7∼9월) 매출이 3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는 ‘무난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안주하지 않고 치밀한 진단을 바탕으로 내부 혁신을 더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현대차는 24일 경영실적 발표회를 열고 올해 3분기 매출이 42조9283억 원이라고 밝혔다. 3분기 기준 역대 최대였던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3조5809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전했다.
2분기(4∼6월)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6%와 16.3% 줄었다. 하지만 3분기는 여름휴가가 포함된 탓에 판매·생산이 줄어드는 비수기인 점을 고려하면 무난하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가 선방할 수 있었던 것은 단가가 높은 차량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하이브리드, 제네시스 브랜드 등의 판매가 꾸준한 덕이었다. 현대차의 SUV 판매 비중은 지난해 3분기 55.4%였던 것이 올해 3분기에는 56.3%까지 늘었다. 현대차의 고급형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SUV 판매량까지 합하면 SUV 판매 비중은 60.0%에 이른다. 제네시스의 판매 비중도 지난해 3분기 5.1%였으나 올해는 5.6%로 상승했다.
전기차 캐즘 여파는 하이브리드가 방어했다. 전기차 판매 비중은 6.0%로 지난해 동기 대비 0.3%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은 지난해 3분기 8.6%(9만1000대)였던 것이 올해는 12.9%(13만1000대)로 크게 늘었다.
지역별로는 전년 동기 대비 유럽(―9.5%), 중국(―61.3%), 인도(―5.7%), 중남미(―4.3%) 등에서 판매량이 줄었다. 하지만 국내(+1.8%)와 북미(+9.3%)에서 만회했다. 그중에서도 현대차 최대 판매 시장인 미국에서는 지난해 10.9%였던 하이브리드 비중이 올 3분기에는 16.8%로 급등했다. SUV 판매 비중도 72.7%에 이르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은 2013∼2019년식 그랜드 싼타페에 장착한 람다2 엔진 보증기간을 15년에 15만 마일로 연장한 탓이 크다. 해당 차량의 엔진을 고출력으로 사용하면 열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미국 당국과 협의해 보증기간을 연장했다. 이를 처리하기 위한 3200억 원의 충당금이 발생한 것이다. 만약 이 충당금이 없었다면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늘어나게 된다.
현대차는 3분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내부 혁신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중동,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전쟁으로 지정학적 위험이 이어지고 있고, 전기차 시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업계의 혁신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조만간 치밀한 내부 진단을 거친 뒤 이를 바탕으로 혁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조직 문화를 장려하도록 내부 혁신에 나설 것”이라며 “제너럴모터스(GM), 웨이모와의 협업 등 완성차는 물론 수소·자율주행과 같은 미래 분야에서 전방위적인 파트너십 확대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의 전기차 회사 테슬라는 23일(현지 시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251억8200만 달러, 주당순이익(EPS)은 9% 늘은 0.72달러였다. 실적이 발표되자 테슬라의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약 12% 급등하며 강세를 보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