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병원 7725곳 중 210곳 그쳐
참여 밝힌 기관 더해도 55% ‘저조’
정부 “내년까지 의원-약국 등 확대”
25일부터 병원 진료 후 실손보험 관련 서류를 별도로 제출하지 않고도 보험금 청구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할 수 있는 ‘전산화 서비스’가 도입됐다. 소비자들의 편의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크지만 의료기관의 참여도가 저조해 ‘반쪽짜리 시작’이란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보건복지부, 금융감독원, 보험업계 등과 서울 영등포구 보험개발원 본사에서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오픈행사’를 개최했다고 25일 밝혔다. 김병환 위원장은 “이번 전산화는 그동안 (소비자들이) 포기해왔던 소액 보험금을 되돌려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실손보험 가입자는 ‘실손24’ 앱과 홈페이지를 통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실손24에 가입해 보험계약 조회, 병원 및 진료일자 선택 등의 단계를 거치면 청구서 작성이 가능해진다. 전자전송이 가능한 서류는 계산서·영수증, 진료비 세부산정내역서, 처방전 등이다. 다만 입원비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진단서와 약제비에 대한 영수증의 경우 가입자가 직접 사진을 찍어 앱에 첨부해야 한다.
시행 첫날 청구 전산화를 바로 이용할 수 있는 병원은 210개로 전체 대상 병원(7725개)의 2.72%에 불과했다. 정부는 시스템 연계가 마무리되는 대로 참여 의향을 밝힌 4013개(병원 523개, 보건소 3490개)의 의료기관도 포함시킬 예정이다. 이들이 모두 참여할 경우 전체 대상 병원인 병상 30개 이상인 병원과 보건소 7725개 중 54.7%(보건소 제외 시 17.3%)가 청구 전산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정부는 내년 10월 말까지 청구 전산화를 병상 30개 미만의 의원과 약국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병원들의 참여율이 높지 않아 다양한 소비자들이 혜택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이날 전산상으로 실손보험금을 청구한 노모 씨(38)는 “서류 발급을 위해 병원에서 오랫동안 기다리지 않아도 돼 요긴하게 쓰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병원 중에서는 직원들이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시행을 인지하지 못한 곳도 있었다. 서울의 한 종합병원은 외래 접수·수납과 안내 창구 직원들이 해당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안내하고 있지 않았다. 이 병원의 관계자는 “처음 듣는 서비스이며 고객들에게 안내하라는 지시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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