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융권 전산장애 피해액 5년간 350억… “행정망 오류 책임 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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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인터넷 금융거래 느는데… 신분증 진위 확인 등서 잦은 오류
전산장애 피해금액 해마다 증가세
“20년된 행정망 업그레이드 시급”
美주식 주간거래 장애 등 피해도

지난 5년간 금융권에서 발생한 전산 장애로 인한 피해만 350억 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회사들의 디지털 전환으로 모바일·인터넷 금융 거래 비중이 확대되고 있지만 전산 장애가 빈번하게 발생하며 소비자들에게 불편을 안기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 전반의 전산 강화망 업그레이드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 금융권에서 지난 5년(2020년∼2024년 9월)간 전산 장애 피해만 총 321건 발생했으며, 피해 금액은 357억55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전산 장애 피해는 △프로그램 오류 △시스템·설비 △외부 요인 △인적 재해 등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최근 피해 금액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1년 41억7200만 원(68건)에서 2022년 60억9800만 원(62건), 2023년 74억7800만 원(89건)으로 피해 금액이 불어나더니 2024년 9월 현재 60억6600만 원(35건)에 이르고 있다.

피해 금액이 늘어나고 있는 배경으로는 정부 행정망의 잦은 오류가 꼽힌다. 모바일에서 비대면으로 예금, 증권 계좌 개설 등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신분증 진위 확인 조회와 같은 행정망 서비스 활용도 급증하고 있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오류가 많다는 뜻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부가 제공하는 신분증 진위 확인 조회 같은 행정망 서비스에서 장애가 발생해 은행 등 금융기관으로 오류가 전이되는 경향성이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공무원 전용 행정전산망 오류로 전국 주민센터와 정부 온라인 민원 플랫폼 정부24 서류 발급에 차질을 빚었고, 올해 4월에는 정부24에서 오류가 발생해 1200여 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되기도 했다. 전직 행정안전부 관료는 “앞으로 행정망에 인공지능(AI), 빅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계속 얹어야 하는데 근간 시스템이 20여 년 전 투자한 것들이어서 근본적 처방 없이는 오류가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2022년 시작된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서비스와 올 7월 실시된 외환시장 새벽 개장 등 시장 글로벌화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월에는 미 대체거래소 블루오션 거래 체결 시스템이 중단되면서 미국 주식 주간거래를 이용하던 고객들의 피해가 양산됐다. 이 서비스 장애로 취소된 거래 금액은 9만여 개 계좌에서 63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투자협회가 이달 미 금융산업규제국(FINRA)에 블루오션의 장애 대처 조처가 적정했는지를 확인하는 공문을 보내는 등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 디도스 공격이나 악성코드 감염 등 서버 해킹과 같은 외부 침해사고 피해는 줄어들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 5년간 총피해액은 3억8500만 원 수준으로 피해 건수는 40건이다. 올해 들어 3건의 피해가 발생했으나 피해 금액은 없었다.

#금융권#전산장애#피해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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