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대비 국내 시장의 상대적 부진이 지속되며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최근 우리 시장의 약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한다.
첫째,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들의 이익 전망치 하향이다. 우리 시장 내 시총 비중이 높은 정보기술(IT), 자동차의 3분기(7∼9월) 실적 부진이 아쉬운 대목이다. 바이오, 산업재(조선·방산·운송) 및 유틸리티 섹터들이 선방을 하고 있지만, 시장 전반의 분위기를 이끌기에는 부족한 측면이 있다.
둘째, 미국 대선을 앞두고 높아진 불확실성 회피 심리다. 대선의 승패를 결정하는 10개 주요 경합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우세 가능성이 높아지며, 달러와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 트럼프 후보 집권 시 감세 정책에 따른 재정 적자 확대, 중국 관세 인상에 따른 미 인플레이션 자극으로 인해 향후 금리 인하 사이클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되는 상황이다.
다만, 우리 시장을 마냥 비관적으로 볼 이유는 없다. 미 경제 지표는 여전히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9월 신규 고용은 예상을 크게 상회했고, 애틀랜타 연준의 미 3분기 국내총생산(GDP) 추정치는 3.4%까지 높아진 상황이다. 최근 대선 불확실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당사는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포함해서 미 연준이 내년 3월까지 연속된 0.25%포인트 인하 경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동안 부진했던 중국이 부양 정책을 통해 경기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3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4.6%로 시장 예상치를 소폭 상회했으나, 주택 지표 부진과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11월 미 대선 이후, 중국의 본격적인 재정 부양 정책이 공개된다면 아시아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현재 코스피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장부 가치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현재 우리 시장 가격에 반영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시장을 둘러싼 변수가 하나둘씩 해결된다면, 시장은 의외로 빠른 복원력을 보일 수도 있다.
지속된 주가 약세에 투자자들의 피로도가 높아진 상황이다. 돌파구는 성장 모멘텀이 높은 주도주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번 실적 시즌을 통해, 더 강한 모멘텀이 있는 종목들로 포트폴리오를 압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시장이 어려울 때는 보유 종목을 늘리는 것보다, 시장 주도주를 압축해 보유하는 것이 투자 수익률을 늘릴 수 있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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