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부진이 이어지면서 쪼그라들었던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이달 들어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증시가 반등 기회를 모색하며 투자 심리가 살아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25일 기준 17조9581억35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들어 18조원을 넘어선 거래일도 적지 않다. 지난달 19일 연중 최저치(16조9926억5600만원) 대비 1조원 가까이 불어난 상태다.
최근 코스피가 2600선 밑으로 내려가 바닥권을 형성했고 조금씩 오르기 시작하자 투자 심리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조금씩 늘고 있다.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5일 기준 53조5942억1600만원으로 월초인 지난 8일(50조6952억400만원) 대비 약 3조원 가량 늘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 맡겼지만 실제 투자로 이어지지 않고 대기 상태인 자금을 말한다. 한마디로 투자처를 찾고 있다는 의미다.
증권가에서는 통상적으로 10월 약세 확률이 높은 데다 이번 10월 증시가 유독 약세가 두드러졌다고 보고 있다. 다만 11~12월에는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이후 코스피 10월 평균 수익률은 -1.14%로 연중 최저고 상승 확률은 45.83%에 그쳤다. 특히 글로벌 증시 대비 코스피가 부진했던 이유로는 실적 시즌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1분기 실적 서프라이즈, 2분기 예상 상회, 3분기 예상 하회, 4분기 실적 쇼크 흐름이 반복되는데, 올해는 반도체에서 시작된 3분기 실적 불확실성이 코스피 업종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이달 말 3분기 실적 시즌 정점을 통과하는데 다수 업종이 실적 대비 저평가 영역에 위치해있다”며 “실적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선반영하고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0월과 반대로 11, 12월 코스피는 반전의 계절성이 반복돼 왔다”며 “3분기 실적 시즌 이후 연말 배당락까지 외국인 선물 매수,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되며, 이는 연말 배당 옇양으로 현선물 베이시스가 확대되기 때문으로 이달 말 다음달 초 코스피 등락은 반전을 준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언급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금리) 상승폭에 있어 국내 경기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면서 미국채 금리 상승폭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지난해 8~10월 고유가, 고금리, 강달러 현상으로 주가가 급락했던 악몽과는 다른 흐름으로 판단된다”며 “최근 중동에서 불거지는 지정학적 우려에도 반락하는 국제유가도 국내 증시 부담을 줄여주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연구원은 “따라서 코스피 지수가 여전히 2600선 내외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미국발 잠재 변동성으로부터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는 환경에 있다고 판단된다”며 “국내 증시에 가득한 비관은 점차 나아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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