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증가 등 성장 가능성에
지원 미달 끊고 1.7 대 1 경쟁
“미래기술 선도할 인재 육성을”
조선업이 호황기로 접어들면서 조선업계를 향한 인재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올해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대학원 경쟁률이 201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고급 인재들이 다시 조선업계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겁니다.
28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대학원(석·박·석박통합 포함) 경쟁률 자료에 따르면 올해는 정원 33명에 지원자 56명으로 약 1.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2012년 이후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대학원 경쟁률은 1.19 대 1이었던 2015년을 제외하면 모두 미달이었습니다. 그런데 2022년 1.2 대 1을 기록했고 올해는 역대급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전공을 살린 취업자들도 매년 늘고 있습니다. 졸업 후 조선소를 비롯해 방산과 해양, 군, 연구소 등 ‘범조선해양업계’로 진출하는 졸업자는 2020년과 2021년 각각 13명, 14명에서 2022년 21명, 지난해 22명, 올해 10월 말 기준 25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조선해양공학과 대학원에 인재들이 몰린 배경으로 △살아나는 조선업에 대한 기대 △친환경 및 자율운항 등 미래형 선박으로의 패러다임 변화 △정부의 조선업 지원 정책 등을 꼽습니다. 노동 집약적이었던 조선업이 미래형 산업으로 거듭나자 성장 가능성을 보고 인재들이 몰린다는 겁니다.
기업의 인재 양성 투자도 경쟁률을 높인 이유입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2020년 조선·해양 인재 양성을 위해 서울대에 200억 원을 지원했습니다. 서울대는 이를 활용해 친환경, 디지털, 인공지능(AI) 등의 융합 기술을 배우고 HD현대 계열사 취업까지 할 수 있는 스마트 오션 모빌리티 과정을 만들었습니다.
유럽은 세계적인 조선소가 별로 없지만 예로부터 축적한 기술로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핵심 기술력을 갖춘 인재들이 많았기 때문이죠. 부족한 현장 인력은 외국 근로자 확보와 근로자 대우 향상 등을 통해 실마리를 풀고, 미래 기술을 선도할 인재들은 장기적으로 키워내는 전략이 필요한 때입니다. ‘뽑아 쓰는 휴지’처럼 인재를 쓰고 버리기를 반복해서도 안 됩니다. 조선업을 향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한국 조선을 이끌 인재들이 제대로 육성될 수 있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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