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미래, 뉴 모빌리티]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 톱티어 기업 위상 강화”… 10년간 매년 12조원 투자 계획
■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2045년 ‘제로 탄소’ 달성 목표… 트램-선박-중장비 등 라인업 확대
■ 로보틱스 활용 물류 시스템
배송 로봇 ‘달이 딜리버리’ 공개… 인간 중심 스마트시티 구현 노력
■ 도심항공교통 상용화 연구
국내 첫 실증사업 1단계 성공… 올초 미국서 차세대 기체 첫선
현대자동차그룹이 글로벌 모빌리티 퍼스트무버의 위상을 확보하고 미래 신성장동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융합되는 빅블러 시대 및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경쟁력을 바탕으로 자동차 업계를 선도하고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글로벌 톱티어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향후 10년간 연평균 12조 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완성차 기술력을 혁신하는 한편 다양한 모빌리티 사업으로의 확장을 추진하고 에너지 사업자로의 역할을 강화해 수소 사회로의 조기 전환에도 매진하기로 했다.
수소
현대차그룹은 미래 에너지 패러다임이 수소로 전환되는 시기에 준비된 에너지 사업자로서의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할 방침이다. 지속가능한 에너지 기술과 솔루션을 중심으로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 ‘에이치투’를 통해 글로벌 에너지 전환에 앞장서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2045년까지 자동차 생산부터 운행, 폐기까지 전 단계에 걸쳐 탄소 순배출 제로(0)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CES 2024’에서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인 HTWO를 공개하고 수소 사회로의 전환을 앞당길 에이치투 그리드 솔루션을 발표한 이후 수소 관련 실증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와 유기성 폐기물을 수소로 전환하는 수소 생산 모델을 실증하는 합작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미국의 ‘캘리포니아 항만 친환경 트럭 도입 프로젝트(노칼 제로)’의 공식 친환경 상용 트럭 공급사로서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30대를 공급했다.
이 밖에도 글로비스 아메리카와 협력해 조지아주 신공장 HMGMA에 친환경 물류 체계인 에이치투 로지스틱스 솔루션을 올해 말까지 도입하고 HMGMA를 중심으로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나아가 현대차는 트램, 선박, 경비행기, 발전기, 중장비 등 다양한 분야로 연료전지 시스템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8월 현대차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장재훈 사장은 “현대차는 완성차 제조를 넘어 다양한 모빌리티로의 확장을 추진해 게임 체인저의 입지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에너지 사업자의 역할도 강화해 수소 사회를 실현함으로써 에너지 전환 시기에도 글로벌 톱티어 리더십을 지속할 수 있는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로보틱스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를 활용한 첨단 물류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결합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자연과 공존하며 모든 세대가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인간 중심의 스마트시티 구현을 위해서도 그룹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급격한 성장이 예상되는 로보틱스 비즈니스 생태계 본격 구축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선도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신사업 다각화를 병행하고 있다.
실제 지난 4월 공개한 배송 로봇 ‘달이 딜리버리’ 로봇은 사람이 있는 곳까지 식음료 또는 물품을 빠르게 배달해 편의를 높여주는 배송 로봇 서비스가 실제 일상생활로 들어온 사례다. 달이 딜리버리는 사무실이나 쇼핑몰 등 복잡한 공간에서도 고객이 물건을 편리하게 수령할 수 있도록 배달하는 로봇으로 지난 2022년 12월 현대차·기아가 공개했던 ‘호텔배송로봇’을 개선해 새롭게 선보였다. 달이 딜리버리는 4개의 PnD 모듈(플러그 앤드 드라이브 모듈)을 기반으로 최대 4.32㎞/h까지 속력을 낼 수 있어 성인 평균 걸음 속도와 유사한 수준으로 이동한다.
지난 CES 2022에서 최초 공개한 PnD 모듈은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으로 이 기술이 적용된 달이 딜리버리는 붐비는 공간에서도 장애물을 인식하고 빠른 회피 주행이 가능하다. 현대차·기아는 좁은 통로에서도 매끄럽게 주행이 가능하도록 기존 호텔배송로봇 대비 달이 딜리버리의 크기를 줄였지만 내부 적재 공간은 확장했다. 10㎏까지 물건을 적재할 수 있는 공간에는 박스 형태의 물품뿐만 아니라 커피를 최대 16잔까지 탑재할 수 있다. 특히 달이 딜리버리의 가장 큰 특징은 건물 엘리베이터 및 출입문 관제 시스템과 연동해 로봇 스스로 건물 전체 층을 오가며 배송을 한다는 점이다. 또 실시간 최적 경로 형성으로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달이 딜리버리는 배송 목적지에 도착하면 카메라로 수령 대상자를 인식해 자동으로 문을 연다.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에서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안면인식 기술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로보틱스랩의 안면인식 기술은 99.9% 정확성으로 한국인터넷진흥원으로부터 공식 인증을 받아 기술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AAM
현대차그룹은 국내 도심항공교통(UAM) 상용화를 위한 첫 실증사업에도 성공했다. 지난 4월 현대차는 대한항공, 인천국제공항공사, KT, 현대건설과 함께 전남 고흥 국가종합비행성능시험장에서 약 5주간 진행한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그랜드챌린지(K-UAM 그랜드챌린지)’ 1단계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K-UAM 그랜드챌린지는 국토교통부가 2025년 국내 UAM 상용화를 목표로 기체 안전성을 검증하고 국내 여건에 맞는 운용 개념 및 기술 기준 등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하는 민관 합동 대규모 실증사업이다.
현대차는 UAM과 육상 모빌리티를 연결하는 MaaS(다양한 교통수단을 연계해 단일 플랫폼으로 모든 교통수단에 대한 최적 경로 안내, 예약, 결제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UAM을 이용하는 승객이 출발지에서부터 최종 목적지까지 다양한 모빌리티를 연결해 이동하는 과정을 실증했다. 나아가 국내 사업 모델 수립을 위한 구체적 기반을 마련했다.
현대차는 현대차그룹의 UAM 독립법인 ‘슈퍼널’을 통해 CES 2024에서 차세대 UAM 기체 S-A2의 실물을 최초 공개하고 미래 AAM(Advanced AirMobility) 생태계 구축 전략을 발표했다. S-A2는 현대차그룹이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eVTOL(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 기체로 지난 2020년 CES에서 현대차그룹이 첫 비전 콘셉트 S-A1을 제시한 지 4년 만에 새로 공개된 모델이다. 전장 10m, 전폭 15m로 조종사 포함 5명이 탑승 가능하다. 기체는 총 8개의 로터가 장착된 주 날개와 슈퍼널 로고를 본뜬 V자 꼬리날개, 현대차그룹의 디자인 철학이 녹아든 승객 탑승 공간으로 이뤄져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글로벌 UAM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개발을 지속하는 한편 전 세계 기업 및 정부 기관과의 전략적 제휴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실제 슈퍼널은 유럽 최대 방산업체인 BAE 시스템스와 협력해 비행 제어 시스템을 공동 개발한다. 또한 항공기 부품 생산 업체인 GKN 에어로스페이스와는 경량 기체 구조물 및 전기 배선 계통 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다. 기체 성능 개발뿐 아니라 기체를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는 공역 관리 시스템을 갖추는 것 또한 중요하다. 슈퍼널은 미 항공우주국(NASA) 및 미 연방항공청(FAA)과 협력해 지금의 교통 생태계와 AAM을 안정적으로 통합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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