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경영] SK그룹, 36기가 12단 HBM 세계 첫 양산
LG그룹, 엑사원 3.0 공개하고 성능 확대
현대차그룹, 대학과 고장 예측 시스템 연구
HD현대, 2030년까지 미래형 조선소 구축
《인공지능(AI) 전환 흐름에 타지 못하면 인텔과 같은 글로벌 거대 기업도 쓰러지는 격변기가 도래한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앞다퉈 AI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전 산업군에 걸쳐 AI가 선택이 아닌 필수 생존 전략이 되면서 정보기술(IT) 기업은 물론이고 전통적 비즈니스 영역에서도 적극적인 AI 생태계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SK그룹은 AI 시대를 선제적으로 준비하며 반도체, 통신 등 핵심 사업에서 AI 인프라를 주도하는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9월 현존 HBM 최대 용량인 36기가바이트(GB)를 구현한 ‘HBM3E’ 12단 신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하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양산 제품을 연내 고객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앞서 3월 HBM3E 8단 제품을 업계 최초로 고객에게 납품한 지 6개월 만에 또 한번 압도적인 기술력을 증명한 것이다. SK텔레콤은 미국 유니콘 기업 퍼플렉시티와 AI 검색 혁명에 시동을 걸었다. SK텔레콤 ‘에이닷’ 서비스에 퍼플렉시티의 AI 검색엔진을 탑재했으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AI 에이전트’ 서비스 개발 등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LG그룹은 자체 초거대 AI 엑사원을 중심으로 한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AI 및 빅데이터 기술을 확보하고 대규모 연구개발(R&D) 추진을 위해 LG AI연구원 중심의 투자와 연구에 집중한다. LG AI 연구원은 올 8월 LG의 최신 AI 모델 ‘엑사원 3.0’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엑사원 3.0은 실제 사용성을 비롯해 코딩과 수학 영역 등 13개 벤치마크 점수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해 메타의 ‘라마 3.1’, 구글의 ‘젬마 2’ 등 동일 크기의 글로벌 오픈소스 AI 모델과의 비교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LG AI 연구원은 연말까지 분야를 더욱 확장해 전문 데이터양을 1억 건 이상으로 늘리는 등 엑사원 3.0의 성능을 계속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연구기관들과 협력해 차량 고장을 미리 파악하는 기술개발에 나섰다. 자율주행과 전동화 시대에 차량 시스템의 신뢰성을 높이는 핵심 기술로 부상한 고장 예측 및 관리(PHM)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서울대 등 8개 대학과 공동연구실을 설립했다. 양희원 현대차·기아 R&D 본부장(사장)은 “PHM 기술은 시스템이 복잡해지는 자율주행 시대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며 “국내 대학과의 협력을 통해 기술력을 강화해 다가올 자율주행 시대를 선도하는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지주 경영혁신실 산하에 AI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고 다양한 AI 전환 비즈니스 과제를 실행 중이다. 그룹의 전반적인 AI 기반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롯데이노베이트는 올해 1월 롯데그룹의 자체 AI 플랫폼 ‘아이멤버’를 전 계열사에 도입했다. 롯데백화점은 올 4월 잠실점에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13개 언어 대상 ‘AI 통역 서비스’를 도입했다. 롯데마트와 슈퍼는 과일 품질 관리를 더욱 고도화하기 위해 올해 ‘AI 선별 시스템’을 도입했다.
포스코는 AI가 데이터를 학습해 예측, 관리하는 스마트 고로부터 쇳물 성분 조정 및 도금강판 생산 과정에서 AI 통합 제어로 쇳물 온도, 성분, 제품 두께 및 도금량까지 정확히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 스마트팩토리 체제로 변신했다. 스마트 고로 기술과 도금 기술은 국가 핵심 기술로도 등재됐다.
한화그룹은 국내 유일 ‘우주 밸류체인(우주 발사체, 관측·통신 위성, 탐사 등)’을 구축한 기업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누리호 발사체 기술, 한화시스템과 쎄트렉아이의 위성 기술을 중심으로 우주산업을 확장 중이다. 위성통신으로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스마트선박, 자율주행차 등이 안정적으로 통신하는 ‘초연결 사회’를 구축하고 관측 위성이 얻은 빅데이터를 AI로 분석한 데이터 서비스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전통적 조선 산업도 AI 전환에 적극적이다. HD현대는 2030년까지 미래 첨단 조선소(FOS)를 구축할 예정이다. FOS는 데이터, 가상·증강현실, 로보틱스, 자동화, AI 등 첨단 디지털 기술이 구현된 미래형 조선소다. 2026년까지 AI가 빅데이터를 학습해 인력, 설비 등 공정관리에 대한 조선소 운용 조건을 도출할 수 있는 ‘연결·예측 최적화된 조선소’ 달성을 추진 중이다. AI 기술이 탑재된 미래형 선박 개발 및 상용화에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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