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Sea FARM SHOW]
기존 바닷물 양식, 외부 환경에 취약
IoT로 수온-염도 조절… 가격도 낮춰
“기후변화로 올해처럼 고수온이 지속되면 양식장 문을 닫아야 합니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에서 광어 양식을 하는 강모 씨(57)는 3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역대 가장 긴 71일간의 고수온 주의보(수온 28도 이상)로 인해 애지중지 키운 광어 1만여 마리를 잃었기 때문이다. 적정 사육 수온이 21∼25도인 광어가 28도 이상의 고수온을 만나면 용존 산소 부족,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력 저하로 대량 폐사가 발생할 수 있다. 강 씨는 “펌프로 바닷물을 끌어와 사용하기 때문에 바다가 뜨거워지면 답이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전기료와 사료값, 인건비 등도 크게 인상돼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고수온으로 제주에서 발생한 양식 광어 폐사 피해는 2021년 10만2000마리, 2022년 38만8000마리, 2023년 93만1000마리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특히 역대급 고수온을 기록한 올해는 111만 마리(838t)가 폐사해 처음으로 100만 마리를 넘어섰다. 여기에 출혈성 패혈증과 스쿠티카병 등 어병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작년에 생산된 광어 2만2168t 중 약 7000t(31%)이 출하 전 폐사했다.
제주도와 해양수산부는 어병과 고수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50억 원을 들여 2026년까지 ‘스마트 양식’을 추진하기로 했다. 24시간 바닷물을 끌어다 쓰는 기존 ‘유수식 양식’은 전력 소모가 클 뿐만 아니라 세균과 고수온 등 외부 환경에도 취약하다.
제주도가 도입할 스마트 양식은 바닷물을 적게 끌어다 쓰는 대신 이미 양식에 활용한 바닷물을 정화해 재사용하는 ‘저환수·수처리’ 방식이다. 여기에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수온·염도·용존산소 등 사육 정보를 실시간 수치화해 질병 저항력 향상, 생산량 증가, 비용 절감 등 최적의 사육 조건을 만들 수 있다. 제주도는 스마트 양식 도입으로 광어 생산가격을 30% 이상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재철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2026년까지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에 스마트 양식 테스트베드와 배후 부지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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