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에 거주 중인 박준희 씨(43)는 15년간 다니던 정보기술(IT) 회사를 올해 8월 퇴직했다. 인생 2막을 준비 중이던 그는 9월 충남 태안군에서 마련한 체류형 어촌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박 씨는 “도시에서만 생활했는데 다른 환경에서 제2의 인생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된 태안군의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해 어촌의 생생한 삶을 체험해 보고,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태안군은 귀어·귀촌을 희망하는 이들을 위한 서해안 이주계획 프로젝트 ‘어케이션’을 추진 중이다. 어촌(漁村)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로 어촌을 체험하며 휴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어촌에서 살아보기를 통해 참가자들이 어촌의 삶과 문화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자신만의 특별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어구 제작, 설치, 회수 등의 체험 활동을 통해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습득하고, 직접 잡은 해산물로 파티를 즐기는 등 어촌에서의 생생한 생활을 경험할 수 있다.
충남도가 지난해 귀어 상담자(70명)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63명(90%)이 임시 거주 공간 확보 및 어업 기술 전수를 희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실제 어촌에 거주하며 어업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어케이션 시범 사업을 시작했고 올해 9월 본격적으로 태안군 고남면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어촌의 경제적 가치를 재발견하고, 어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대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됐다. 군 관계자는 “앞으로 어촌에 활력을 증진하고, 귀어·귀촌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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