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슈퍼사이클(초호황)이 이어지며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메이저 3사가 3분기(7∼9월) 흑자를 달성했다. 이 추세라면 2011년 이후 13년 만에 올해 연간 기준 영업이익 동반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3분기에 매출액 6조2458억 원, 영업이익 3984억 원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77.4% 급증했다.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이 같은 기간 영업이익 2061억 원을 내며 실적을 견인했다. 이 기간 조업 일수가 감소했지만, 고부가가치 선박 비중을 확대했고 생산성을 높여 영업이익이 늘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9350억 원을 거둬 연간 영업이익 1조 원 달성을 눈앞에 뒀다.
한화오션은 이 기간 매출 2조7031억 원, 영업이익 256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5.5% 줄었지만, 올 2분기 96억 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과거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한 저가 물량을 해소하고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비중이 늘었다”며 “특수선사업부는 수익성 높은 잠수함 및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위주로 탄탄한 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7개 분기 연속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3분기 매출액은 2조3229억 원, 영업이익은 1199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 대비 각각 14.7%, 58.2% 늘었다. 삼성중공업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3285억 원으로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인 2333억 원을 이미 넘겼다.
조선업계는 올해 조선 3사 모두 13년 만에 흑자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인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올 9월 말 신조선가지수는 189.96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 2020년 9월 대비 50% 상승했다. 신조선가지수 상승은 곧 배 가격이 오른다는 의미인데, 조선사 입장에선 이익을 더 낼 수 있게 된다.
다만, 조선업 슈퍼사이클이 내년에는 다소 주춤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달 30일 발표한 ‘해운·조선업 2025년 전망’ 보고서에서 2025년 세계 신조선 발주량을 4200만 CGT(선박 건조 난이도를 고려해 환산한 톤수)로 전망했다. 올해 5900만 CGT와 비교해 29% 감소한 수치다. 이에 따라 한국 조선사 선박 수주량이 올해 1050만 CGT보다 약 10% 감소한 950만 CGT 수준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 저가 공세를 펼치는 중국과의 선박 수주량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점을 경고했다.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올 3분기 전 세계 선박 수주 중 중국이 69.7%를 차지해 한국(17.5%)을 압도했다. 한국은 중국과의 세계 선박 수주량 순위 싸움에서 2018년에 1위를 차지한 이후 지난해까지 모두 2위로 뒤처졌다. 수주량 격차가 2019년 6.4%포인트에서 점차 벌어져 지난해 38.4%포인트까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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