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국내 최대 해양수산·양식·식품 박람회 ‘2024 Sea Farm Show’가 열린 서울 서초구 aT센터 제1전시장. 오후 3시 ‘수산물 경매’가 시작되자 관람객 100여 명이 몰렸다. “4만 원짜리 황태 양념구이, 4000원부터 시작합니다.” 진행자가 2000원씩 호가를 올릴 때마다 여기저기서 손이 올라왔다. 3만 원에 낙찰되는 순간 환호와 탄식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1일부터 3일까지 사흘 동안 개최된 ‘2024 Sea Farm Show’는 행사 마지막 날에도 오전부터 가족들과 연인들이 모여 행사장을 가득 채웠다.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기업 등이 ‘바다에서 식탁까지’라는 주제로 141개 부스를 차린 이번 박람회는 기후 위기를 극복할 신기술과 신품종을 비롯해 국내 양식 수산물의 우수성을 알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 “정보기술 적용해 참돔 폐사율 3% 이내 관리”
이날 박람회에선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스마트 양식 기술로 생산성을 끌어올린 사업 노하우가 소개됐다. 오전 11시 ‘나만 믿고 따라와! Sea 이야기 토크쇼’가 시작되자 학생부터 중장년층까지 80여 명이 메인 무대 앞에 몰렸다. 조석현 블루오션영어조합 대표는 “양식장을 청소하는 로봇청소기를 도입했다”며 “수온 변화가 클 때는 물고기들의 면역력과 기초체력을 키우기 위해 비타민제와 영양제 등을 선제적으로 투입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그 결과 참돔 폐사율을 3% 이내로 줄였다”고 소개했다. 조 대표는 “미래 양식업은 인공지능(AI)으로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해 물고기의 생존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표가 끝난 뒤 청중의 질문이 이어졌다. 경기 광명시에서 온 대학생 김찬규 씨(21)는 “대학에서 사물인터넷(IoT)을 전공하고 있는데 IoT가 실제 업계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궁금했다”며 “IoT 기술을 양식업에 접목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한국어촌어항공단이 마련한 신산업 부스는 사업자 교류의 장이 됐다. 이오바이오는 굴 껍데기를 기초 원료로 만든 세탁볼, 지압볼, 변기세척볼, 냉장고 탈취제 등을 선보였다. 이상철 이오바이오 대표는 “굴 껍데기를 미생물 발효 등 여러 단계를 거쳐 세척한 후 4단계로 분쇄해 미세한 입자로 만들어 가공한다”고 소개했다. 굴 껍데기로 새우 양식용 사료를 만드는 세이브더팜스는 제품을 관상어용 사료로 확장할 계획이다. 황인수 세이브더팜스 대표는 “수산 부산물을 활용한 사업 아이템을 확대할 아이디어를 찾고 정부 지원 내용도 알아보려고 박람회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 전복·광어 시식 코너에 500명 넘게 몰려
국산 수산물을 맛볼 수 있는 시식 코너는 관람객들로 내내 붐볐다. 전복버터구이, 광어어묵꼬치, 새우, 굴소시지 등을 내놓은 수협중앙회 시식 코너에는 이날에만 500명이 넘게 몰려 종일 긴 줄이 늘어섰다. 직장인 양지혜 씨(29)는 “다섯 살 조카도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많았다”고 했다.
마켓관에서 양손 가득 수산물을 구매한 사람들도 많았다. 쇼핑백 3개를 든 주부 신찬화 씨(57)는 “김장에 사용할 갈치속젓, 갈치액젓, 젓갈 등을 구매했다”며 “판매자 부스는 유통 단계를 줄여 신선하고 가격도 훨씬 저렴한 것 같다”고 했다.
사진을 보고 양식 수산물의 종류를 맞히는 퀴즈쇼에는 미취학 아동부터 70대 노인까지 참여했다. 두 아들과 함께 방문한 전혜원 씨(39)는 “아이들이 몰입할 수 있는 퀴즈쇼뿐 아니라 교과서에서 보던 물고기를 직접 보고 손으로 새우도 잡아 볼 수 있어 즐거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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