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 지표인 소매판매액지수가 올해 3분기(7∼9월)까지 2년 반째 줄며 역대 최장기간 감소세를 나타냈다. 서비스업의 성장세를 보여주는 서비스업생산지수도 3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인 가운데 최근 모든 지역의 백화점, 대형소매점 등에서 재화 소비가 급격하게 위축되는 등 내수 부진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소매판매액지수는 100.7(2020년=100)로 작년 같은 분기보다 1.9% 감소했다. 소매판매는 2022년 2분기(4∼6월·―0.2%)에 꺾이기 시작한 이후 10개 분기째 감소하고 있다. 이는 1995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장기간 기록이다.
품목별로 보면 승용차, 가전제품 등 고가상품인 내구재가 지난해 2분기를 제외하고 2022년 1분기(1∼3월·―2.4%)부터 올 3분기(―0.4%)까지 매 분기 줄었다. 특히 승용차는 올 2분기(―13.2%)에 소비가 크게 준 데 이어 3분기(―1.4%)에도 감소 흐름이 지속됐다. 의복 등 준내구재 판매액지수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7% 줄었다. 엔데믹 이후 여행과 외식 수요 등이 늘면서 증가세를 보였던 서비스 소비도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에 그치며 2021년 1분기(0.7%) 이후 14개 분기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내수 부진은 전국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올 3분기 서울 부산 등 전국 8개 광역권·시도의 백화점 판매액지수는 전 지역에서 2개 분기 연속 1년 전보다 모두 감소했다. 특히 경남(―8.2%), 광주(―7.1%) 등에서 크게 감소했는데, 모든 시도의 백화점 판매액이 2개 분기 연속 줄어든 건 2010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올 3분기 대형소매점 판매액 역시 전국 17개 시도 중 세종, 인천을 제외한 15곳에서 감소했다.
내수뿐 아니라 수출 역시 안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보호무역주의 정책으로 한국 수출액이 최대 61조7000억 원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달 수출은 4.6% 증가하면서 13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을 이어갔지만, 전년 대비 상승 폭은 둔화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