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4분기 레거시 D램 비중 20%까지 하향”
삼성전자도 구형 제품 시장 수위 맞춰 생산 탄력 조절
차세대 DDR5는 수급난…공정 전환, 中과 격차 벌린다
중국산 레거시(구형) D램 공세가 거세지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업체들이 차세대 공정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와의 미팅에서 DDR4 D램 메모리와 저전력(LP) DDR4의 생산 비중을 올해 2분기(4~6월) 40%에서 3분기(7~9월) 30%로 낮춘 데 이어, 4분기(10~12월)에는 20%까지 줄이겠다고 밝혔다.
중국 D램 업체들이 이 같은 구형 제품의 생산 능력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면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이 커지자 감산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중국 메모리 제조업체 CXMT(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의 D램 생산량은 2022년 전체 4% 수준에서 올해 11%까지 증가했다. 모건스탠리는 내년 말까지 중국 D램 생산 비중이 글로벌 시장에서 16%로 확대될 수 있다고 봤다.
삼성전자도 지난달 열린 3분기(7~9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구형 D램 생산 비중을 낮추겠다는 계획을 언급했다.
D램 업계는 지난 3분기 중국산 D램이 시장이 쏟아져 나오자, 수급에 영향을 받으며 구형 제품의 판매가 부진한 상황이다. 구형 제품의 재고 과잉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반면 DDR5 등 고성능 제품 시장은 여전히 호황이다. 현재 DDR5 재고의 재고는 정상치인 ‘5~6주’보다 절반에 못 미치는 ‘3주 이하’ 수준으로 알려졌다.
DDR5는 구형 D램보다 속도 성능과 효율이 높아, 30% 이상 비싼 값에도 수요가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DDR5 제조 원재료인 D램 웨이퍼에는 미세공정이 적용돼 제조 난도가 높아 생산 제약이 발생 중이다.
더구나 HBM(고대역폭메모리) 제작에는 같은 용량의 D램보다 2~3배 더 많은 양의 D램 칩이 필요하다. 아직 중국 등 후발 업체의 DDR5 진입에 시간이 걸리는 가운데, 차세대 제품 개발에 더 속도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은 “일부 구형 제품에 대해 시장 수위에 맞추어 탄력적으로 생산을 하향 조정하는 한편, 구형 라인의 선단 공정 전환 가속화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김우현 SK하이닉스 CFO(최고재무책임자)도 “올해 수요가 둔화하는 DDR4와 LPDDR4의 생산을 계획보다 빨리 축소하는 대신 DDR5, LPDDR5의 생산을 확대하는 데 필요한 선단 공정의 전환을 앞당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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