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으로 미국 리츠(REITs)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레버리지를 활용해 자산을 편입하는 리츠는 금리 인하로 자금 조달 비용이 낮아지면 수익성이 개선된다. 미국 리츠 시장은 1조4200억 달러 규모의 세계 최대 시장으로서 총 14개 섹터의 190개 이상 상장 리츠가 운용되고 있어 금리 인하 혜택을 가장 직접적으로 누릴 수 있다. 특히 미국 리츠가 매력적인 이유는 금리 인하로 조성될 우호적 투자 환경을 충분히 향유할 수 있는 성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탄탄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갖추고 있다. 미국 리츠는 2009년 금융위기 이후부터 부채 관리를 통해 역사적 평균을 상회하는 안정적인 재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일부 오피스 섹터 같은 공실률 이슈가 있는 섹터를 제외하고 전체적으로 순영업 이익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둘째, 공급 제약 속에서 다각적인 성장이 일어나고 있다. 물가 상승으로 개발 원가 부담이 높아지며 전반적으로 신규 공급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산업 및 트렌드 변화에 따라 수요가 증가하는 섹터들이 목격되고 있다. 타이트한 임대 수급은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지므로 긍정적이다. 나아가 대형 리츠 중심으로 활발한 인수합병(M&A)을 통해 외형 확장과 포트폴리오 강화가 이뤄지고 있다.
셋째, 우호적인 투자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글로벌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됐으며 물가상승률도 2년 전보다 둔화돼 운영 비용 안정화가 기대된다. 지속적인 실적 개선세에 따라 배당 가능 여력도 높아져 안정적인 배당주로서 리츠의 매력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10월 말 기준, 미국 리츠는 13.3%의 수익률을 보이며 저금리 수혜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을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했던 2021년 수준까지 반등했다. 다만, 미국 경제의 강한 회복력에 따른 금리 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 미 대선을 앞둔 재정 확대 우려로 채권 금리가 상승하면서 하방 압력도 나타나고 있다.
가장 주목해야 하는 섹터는 △안정적 재무 상태를 보유하고 있고 △신규 공급이 제한돼 공급 과잉 우려가 적고 △강력한 신규 수요 증가가 나타나 임대 수입 성장잠재력이 높으며 △뚜렷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는 섹터들이다. 총 6개로 데이터센터, 헬스케어(시니어하우징), 주거(단독주택), 산업(물류), 리테일(프리스탠딩, 지역몰), 인프라 섹터다. 그중에서도 공급 부족 속에 뚜렷한 수요 성장이 나타나고 있는 데이터센터, 헬스케어 섹터를 추천한다. 데이터센터는 인공지능(AI) 딥러닝 기반으로 폭발적인 수요 증가가 일어나고 있고 임대상승률이 가파르다. 헬스케어는 베이비부머(1964∼1974년생)의 은퇴시장 진입으로 시니어층이 증가하고 있어 구조적 성장이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고금리 기조가 리츠 주가에 상당한 제약을 가해온 만큼, 변동성 국면이 지나가면 리츠 시장은 금리 인하 수혜를 본격적으로 누리며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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