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중국발 저가 공세에 떠밀려 3분기(7∼9월)에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중국의 공세가 일시적으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국내 대표 철강사들이 인도에 신규 생산시설 건설에 나서며 새로운 해법을 찾고 있다.
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포스코와 해외법인 등의 철강사업부문에서 올 3분기 매출 15조6690억 원, 영업이익 4660억 원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8%, 45.4% 줄었다. 현대제철의 올 3분기 실적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5% 감소한 5조6243억 원, 영업이익은 77.5% 줄어든 515억 원에 그쳤다.
철강 업계는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된 중국산 철강 공세에 신음하고 있다. 중국 내수 건설 시장이 침체를 겪자 현지 철강사들이 저가를 앞세워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대제철이 중국산 후판에 대해 정부에 반덤핑 제소에 나설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올해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을 내놨지만 아직 국내 철강업계까지 온기가 전해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나란히 인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인도는 지난해 기준 도시화율이 36.4%로 세계 평균(57.3%) 대비 낮아 향후 인프라 사업이 대대적으로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보급률도 8.5%에 불과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 건설이나 자동차에 필요한 철강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인도 시장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에서는 장인화 회장이 지난달 직접 인도를 찾아 현지 1위 철강사인 JSW그룹과 합작 제철소 건설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포스코그룹은 그동안 해외 사업장 중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중국에만 용광로 및 전기로를 뒀는데 인도에 처음으로 쇳물을 녹여 중간재를 만드는 일관제철소를 설치하는 것이다. 자동차용 강판 등을 연 500만 t 생산하는 규모로 건설할 계획이다. 투자비 10조 원 중 포스코그룹에서 5조 원 정도를 부담한다.
현대제철에서는 올 3분기 인도 푸네에서 연간 23만 t 생산 규모의 스틸서비스센터(SSC)를 착공했다. 내년 2분기(4∼6월)에 설비 설치 및 시험 생산에 들어간 뒤 내년 3분기부터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여기서 생산한 강판을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미국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인수한 푸네 완성차 공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철강 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철강석을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고 인건비도 싼 편”이라며 “인도의 경제성장률도 가파르기에 ‘넥스트 차이나’에 대한 투자가 계속 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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