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금리인하 효과 체감돼야” 주문
가계대출 관리 강화하던 은행들
“또 개입해 혼선… 시장에 맡겨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예금 금리는 떨어지는 반면 대출 금리는 상승하며 은행 예대 금리차가 벌어지는 것을 두고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5일 임원 회의에서 “은행 예대금리차가 최근 몇 달 동안 확대되고 있는 점은 우려스러운 측면이 있다”라며 “기준금리 인하로 경제주체가 금리 부담 경감 효과를 체감해야 하는 시점에서 예대금리차 확대로 희석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지난 국정감사 때 10월 기준금리 인하로 한두 달 뒤면 수천억 원에서 수조 원의 금리 인하 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은행들이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따라 최근까지 여신금리를 인상하되,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수신 금리는 낮추면서 일반 가계에서는 이자 부담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은행 예대금리차는 신규취급액 기준 9월 1.22%포인트로 전월(1.13%포인트) 대비 상승했다. 4월부터 5개월간 감소세였는데 다시 반등한 것이다.
이 원장은 “대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수신 및 은행채 발행 수요가 증가할 수 있는데 이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지체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해 달라”고 주문했다. 금감원은 은행별 유동성 상황, 여·수신 금리 추이 등을 분석해 금리 반영 경로를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 원장의 발언을 두고 시장에선 혼란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 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를 내리라는 건지, 예금금리를 올리라는 건지 모르겠다”라면서 “2년 전 금감원장이 예금금리를 올리라며 개입했을 당시 코픽스 대출 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시장 혼란을 겪었는데 같은 상황이 재연될 수 있는 만큼 시장에 맡겨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 원장은 금감원 인력·예산 부족과 관련해서도 “인력이 충분히 확보될 수 있도록 금융위 협의 등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직원들의 성과에 대해 합당한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살펴봐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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