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판매 1년새 13% 줄어
BMW-벤츠 등 5곳만 1만대 넘겨
아우디-폭스바겐-포르쉐는 부진
신차 수요 해소-고금리에 시장 위축
메이저 수입차 브랜드의 지표로 꼽히는 ‘1만 대 클럽’에 이름을 올리는 업체가 5, 6곳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해가 두 달 남은 가운데 연간 판매 1만 대를 돌파한 곳은 5곳뿐이고 나머지 업체들은 이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8곳이었던 수입차 1만 대 클럽이 올해 크게 줄면서 수입차 업계에 닥친 한파를 실감케 한다.
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 1∼10월 누적 판매 1만 대를 넘긴 수입차 업체는 △BMW(6만585대) △메르세데스벤츠(5만4475대) △테슬라(2만4880대) △볼보(1만2284대) △렉서스(1만1479대) 등 5곳이다. 지난해 연간 판매 1만 대를 넘긴 회사는 이 5곳 이외에 아우디, 폭스바겐, 포르쉐가 있다. 아우디는 올 1∼10월 7472대, 포르쉐는 6744대, 폭스바겐은 6657대를 판매했다. 한 달 평균 600∼700대를 팔았던 이들 브랜드가 남은 두 달간 평균 판매량을 두 배로 끌어올려야 1만 대 클럽에 턱걸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올해 수입차 1만 대 클럽은 5, 6곳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수입차 업계에서 1만 대 클럽은 메이저 브랜드로 안착했는지를 가르는 척도로 꼽힌다. 매년 안정적으로 1만 대 정도를 파는 업체들은 그렇지 못한 업체들과 비교해 서비스센터, 전시장, 국내 출시 모델 종류 등에 있어서 우위를 가진다. 고객층이 일정 규모 탄탄하다고 판단되면 수입차 본사에서도 적극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신차를 우선적으로 배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내수 시장이 얼어붙으며 어려움을 겪었다. 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회원사가 아닌 테슬라를 빼고 지난해 1∼10월에는 수입차가 총 21만9071대 팔렸다. 올해 같은 기간에는 12.8% 줄어든 19만1100대 팔렸다. 지난해 1만 대 클럽 중 테슬라와 렉서스만 올해 판매량이 늘었고 나머지 6곳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로 쌓였던 신차 수요가 지난해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차량 판매에 직격탄을 맞았다. 또 고금리가 이어지자 금융 서비스를 활용한 신차 구매도 위축됐다.
더군다나 BMW, 벤츠와 더불어 수입차 톱3 자리를 지키던 아우디가 올해 들어 판매 부진에 시달리기도 했다. 너무 잦았던 할인 정책이 오히려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퇴색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우디는 올 1∼10월 수입차 판매 7위에 그쳤다.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에 대한 고객 선호도가 높아진 것이 업계에 악영향을 줬다”며 “중국 비야디(BYD)의 국내 진출도 조만간 이뤄질 예정이라 수입차 업계 파이 싸움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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