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비즈니스포럼 2024]
AI 시대 조직혁신 연구 권위자 드 크레머 美 노스이스턴대 교수
“AI가 직원 대체하는게 아니라… 효과적 전략 실행 도구역할 해야
도입 과정부터 직원 참여시키고… 사용후 피드백 반영해야 신뢰 생겨”
“단순히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하는 것만으로는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없다. 리더는 AI를 도입하는 과정에 직원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켜야 한다.”
미국 노스이스턴대 다모르매킴 경영대학장이자 싱가포르의 ‘인간을 위한 AI 기술 센터’의 설립자인 데이비드 드 크레머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강조했다. 그는 “AI 프로젝트의 80%가 실패하는 이유는 예산의 70∼80%를 기술 도입에만 투입하기 때문”이라며 “직원들을 교육하고 이들이 AI를 실제 업무에 적극 활용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등 AI 기술이 실제로 적용되는 과정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AI 기술의 도입이 가속화하면서 AI가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는 불안이 크다. 인간이 하던 일을 AI가 저렴한 비용으로 대신하면서 생산성과 효율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AI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드 크레머 교수에게 물었다.
● AI는 인간을 돕는 도구
다음 달 4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동아비즈니스포럼 2024’에 연사로 참여하는 드 크레머 교수는 ‘인간 중심적’ 관점에서 인간과 AI의 협업을 강조하는 혁신 분야의 대가다. AI 시대의 조직 혁신을 연구하는 경영 사상가이자 글로벌 회계컨설팅 업체인 언스트앤드영(EY) 글로벌 AI프로젝트의 자문위원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AI프로젝트에 조언하고 있기도 하다. 드 크레머 교수는 “너무 많은 리더들이 AI가 인간의 거의 모든 역할을 대체할 것이라고 암묵적으로 가정하는 것이 문제”라며 “AI는 학습 능력이 뛰어나지만 인간처럼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없다는 한계를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직에서 AI가 직원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이 전략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도록 지원하는 도구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통신 회사 버라이즌은 직원과 AI의 협업을 지원하며 고객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있다. 예컨대 AI를 활용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해결책을 미리 예측하고 최적의 상담원에게 연결하며 고객의 문제가 신속하게 해결되도록 돕는다. 또한 사내 상담원에게는 AI봇을 지원해 상담원이 고객에게 필요한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게 한다.
● AI 도입에 직원 피드백 필수적
드 크레머 교수는 기업이 기술에 경도돼 AI로 자동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의 피드백을 구하지 않는 경향을 문제로 지적했다. 자동화로 인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당사자들을 AI 도입 과정에서 배제하면 직원들이 AI와 함께 일하는 것을 꺼리고 AI를 신뢰하지 않게 돼 결국 AI 활용에 따른 긍정적인 변화에 저항하게 된다. 그는 “버라이즌은 직원이 반복적으로 피드백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며 AI를 조직 전반으로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AI 도입은 조직에 큰 변화를 가져온다. 따라서 조직의 목표 달성에 부합하는 AI 역할을 규정하고 이를 모든 구성원에게 설명하는 것은 AI 시대에 인간과 AI의 협업을 이끄는 리더의 중요한 역할이다. 현실에서는 많은 비즈니스 리더들이 스스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AI 프로젝트를 기술 전문가에게 전적으로 맡기거나 본인은 한발 물러서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대해 드 크레머 교수는 “비즈니스 리더가 AI 전문가일 필요는 없다”면서도 “AI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무엇인지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AI를 요령 있게 활용하는 리더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비즈니스 과제가 무엇이며 이를 위해서는 어떤 종류의 AI가 필요한지 기술 전문가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구성원에게는 조직이 AI를 도입하는 이유, 조직의 목적과 목표 달성에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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