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김장철에 접어들었지만 배추 무 등 주요 채소값 강세가 이어지면서 김장 담그기를 포기하는 이른바 ‘김포족’이 늘어나고 있다. 9월 포기당 2만 원까지 치솟았던 배추값은 ‘가을배추’ 출하가 본격화하고 중국산 신선배추까지 들어오면서 다소 안정을 찾은 상태다. 하지만 다른 재료값이 많이 오른 데다 1, 2인 가구 급증으로 인해 김치를 사먹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가을배추 생산량은 118만371t으로 전망된다. 고온, 가뭄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약 5% 줄어든 수치다. 11월 배추 도매가격은 10kg당 8000원 안팎으로 농경연은 내다봤다. 10월(1만9120원)의 절반 이하로 내려가지만 지난해(6453원)에 비해선 24% 높은 가격이다. 가을무의 경우 20kg당 1만7000원으로, 평년(1만1252원) 대비 1.5배, 전년(7446원) 대비 2.3배 비쌀 것으로 예상됐다. 생산량(37만3000t)이 전년 대비 15.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 탓이다.
채소값 부담에 김장을 포기하는 이들이 많다. 농식품 구독 플랫폼 ‘월간농협맛선’이 지난달 18∼23일 회원 49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2%가 올해 김장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장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번거로움’을 꼽은 응답자가 47.2%로 가장 많았는데, ‘김장 재료 가격 상승’을 꼽은 이들도 30.8%나 됐다.
김포족의 수요는 포장김치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대용량 포장김치의 온라인 매출이 전년 대비 25%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중량이 가장 큰 10kg 상품의 매출은 지난해 대비 18배 폭등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최근 3년간 10월 포장김치 매출 상위권이 소용량 제품이었던 것과 달라진 양상”이라고 했다.
식품·유통업계는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상은 11일부터 자사 온라인몰에서 ‘2024년 종가 김장대전’을 연다. 깔끔시원 김장김치 9kg, 전라도 김장김치 9kg 등 대용량 포기김치 2종을 비롯해 총각김치, 열무김치, 돌산갓김치, 파김치 등을 다양한 중량으로 판매한다. 18일까지 사전 예약을 받고, 19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본판매를 진행한다.
아워홈도 이달 30일까지 온라인몰에서 ‘김장대첩’ 기획전을 열고 김치 제품 20여 종을 최대 40% 할인가에 판매한다. 아워홈 포기김치 10kg 제품을 6만3900원에, 남도식 김장김치 10kg을 7만4120원에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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