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등으로 대출수요 ‘풍선효과’
당국은 “대출 목표치 내라” 압박 나서
둔촌주공 잔금대출 경쟁도 본격화
제2금융권 겨냥 추가 대출대책 검토
지난달 제2금융권의 카드론과 신용대출, 보험약관대출 등이 1조5000억 원 넘게 급증한 것으로 추산됐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제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옮겨가는 ‘풍선 효과’가 나타난 데다 경기 부진 등으로 급전을 찾는 서민들이 그만큼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당국은 제2금융권에 이달과 다음 달 대출 목표치 제출을 요구하는 동시에 상호금융권 현장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카드·캐피털사에서 늘어난 카드론, 현금서비스,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은 9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역시 지난달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며 4000억 원 늘었다. 보험약관대출 역시 3000억 원가량 증가했다.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꼽히는 제2금융권의 신용대출과 카드대출, 보험약관대출 등이 1조5000억 원 넘게 늘어난 건 2021년 7월 이후 3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또 새마을금고에서 늘어난 가계대출은 1조 원 안팎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1만2000가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단지(올림픽파크포레온)의 잔금대출 경쟁이 본격화한 영향이 컸다. 일부 상호금융은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에도 불구하고 알짜 수익원이 될 수 있는 둔촌주공 잔금대출 영업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실제로 일부 지역농협과 새마을금고는 둔촌주공 잔금대출 금리로 연 4%대 초반을 제시하면서 입주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연 4.80% 수준의 금리를 책정한 KB국민은행에 비해 0.5%포인트가량 낮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말 입주하는 둔촌주공 등 대규모 입주 단지 관련 대출 위주로 현장에서 집중 점검 및 지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계부채 급증 우려가 있는 새마을금고중앙회와 농협중앙회 현장에 나가서 관리 현황을 점검하고, 가계대출 감축 계획 등을 확인하려고 한다”며 “다만 새마을금고는 행정안전부가 주무로 하는 정부 합동감사가 18일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구체적 시기는 별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계대출 풍선효과가 현실화되면서 금융당국은 이달부터 카드·캐피털사를 위주로 제2금융권으로부터 대출 목표치를 받기로 했다. 현재까지 금융당국은 은행권으로부터만 대출 목표치를 받아왔다. 제2금융권은 당초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었지만 시기를 앞당겼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제2금융권에서 공급된 신용대출 규모가 적정 규모를 훨씬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며 “부동산 쪽 대출은 좀 줄이더라도 서민, 취약계층의 급전 대출을 과도하게 조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이달 가계대출 증가 추이 등을 확인하고 제2금융권만을 겨냥한 추가 가계대출 대책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제2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증가 폭은 2조 원대 후반으로 추정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1일 열리는 가계대출 점검회의에서도 새마을금고, 농협 등의 중앙회 관계자 등이 참석하며 금융당국은 이들에게 가계대출 관리를 강력하게 주문할 예정”이라며 “둔촌주공 대출이 반영된 11월 추이가 올해 가계대출 관리의 마지막 고비이자 성패의 분수령”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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