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초반까지 미국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우세가 점쳐지면서 금리와 환율이 안정됐고 주식 시장에서는 ‘해리스 트레이드’(해리스 수혜 자산 투자)가 연출됐다. 선거 직전까지 치열한 접전 구도를 예상했으나 실제 결과는 생각보다 압도적이고 빠르게 도출되면서 시장의 혼란은 적었다.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수혜 자산 투자) 쏠림이 나타나면서 달러인덱스는 4개월 만에 105 선을 돌파했고, 장기 국채수익률도 4.4%를 넘어섰다. 미국 시장은 규제 완화나 친기업 성향 기대에 3대 지수가 동반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중소형주 러셀2000지수도 크게 올랐다.
한국 시장은 트럼프 트레이드 현상에 방산과 금융주가 강세였다. LIG넥스원과 한국항공우주는 신고가를 찍었고, 금융도 은행주 중심으로 크게 반등했다. 한편 트럼프 1기와 유사하게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입에 시장이 출렁이는 현상이 올해도 나타났다. 한국의 조선업체와 협력이 필요하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이 공개되며 조선주(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가 시장 수급을 흡수하기도 했다. 비트코인 7만4000달러 재돌파로 가상자산 관련주(우리기술투자, 한화투자증권),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 조기 종식 기대감에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주(삼부토건, SG) 테마도 강세였다. 한편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당선을 적극적으로 도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관련 신산업이 규제 완화 등의 기대감에 ‘머스크 트레이드’로 강세 연출됐다. 국내에서는 로봇(레인보우로보틱스 등), 우주(AP위성 등), 자율주행(퓨런티어 등) 테마가 영향권이었다.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오면서 본격적인 수혜 업종 및 종목 옥석 가리기가 나타나고 있다. 2016년과 올해를 비교하면 금융(은행, 증권)·산업재(조선, 방산, 기계)는 명실상부하게 ‘트럼프 수혜주’로 볼 수 있다. 운송·자동차는 공급망 분절의 피해 업종이고, 엇갈린 2차전지 밸류체인(가치사슬·화학, IT가전, 철강)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무력화 우려 등에 약세를 보였다. 단기적 기대감이 아니더라도 과거 당선 후 1∼3개월을 보면 은행·증권 중심 금융주가 강세를 보였고, 제조업 부양 기대 등에 산업재 업종들도 강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외교 정책은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트럼프 1기 미국의 대중 관세 부과로 2018년 코스피는 연간 17.3% 하락했다. 2기는 더 강력한 관세(중국 60%, 보편 10%)를 예고했고, 중국산 우회 수출 조사 확대에 따른 국내 불이익이나 중국산 원료·중간재 수입처 대체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도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사 수혜 가능성도 있다. 과거 무역 분쟁기 반도체·배터리 밸류체인 대미 수출은 4년간 연평균 각각 1.9%, 0.4% 증가했다. 올해 조선업과 헬스케어 등도 반사 수혜가 부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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