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임기반환점 고용률 증가 등 홍보
“청년 취업 줄고 2연속 세수펑크 등
서민 체감경기와 동떨어져” 지적
윤석열 대통령이 10일로 임기 반환점을 지나면서 정부 주요 부처가 잇따라 국정 성과 홍보에 나섰다.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는 “글로벌 복합 위기의 충격을 최소화했다”고 자평했다. 일각에선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 성적표와 동떨어진 자화자찬식 성과 홍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기재부는 ‘윤석열 정부, 반환점을 맞아 경제 성과 점검’ 자료를 발표했다. 기재부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고물가·고금리 속에 출범한 정부가 비상 경제 체제로 글로벌 복합 위기의 충격을 최소화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기재부는 지난달에 1년 전보다 1.3% 상승한 소비자물가를 핵심 성과로 앞세웠다. 미국(2.4%), 유럽연합(EU·2.1%) 등에 비해 낮은 상승률로 물가 안정세가 굳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올해 사상 최고치가 예상되는 수출과 32개월 연속 역대 최고 수준인 고용률, 가계부채 및 국가채무 연착륙 등도 핵심 경제 성과로 꼽았다. 이 같은 성과로 대외 신인도를 향상시키고 민간 중심의 경제 운용 기조 전환에도 성공했다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정부 안팎에서는 호조를 보인 지표가 실제 서민들의 체감 경기와는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 9월 63.3%로 같은 달 기준 사상 최고치를 보인 고용률의 경우 60세 이상 취업자가 1년 전보다 27만2000명 늘면서 고령층 중심의 일자리 증가세가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9월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오히려 16만8000명 줄었다.
또 정부는 건전 재정 기조로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제고했다고 했지만 지난해 56조4000억 원에 이어 올해도 30조 원 규모의 ‘세수 펑크’로 재정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세수 부족에도 병사 월급과 기초연금 인상 등의 선심성 정책을 이어가면서 나랏빚은 계속 늘고 있다. 정부 출범 전인 2021년 말 939조1000억 원이었던 중앙정부 채무는 올 8월 말 1167조3000억 원까지 늘었다.
이날 정부는 올 6월 말 ‘순대외금융자산’이 8585억 달러(약 1200조 원)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도 성과로 꼽았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도 국내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미국 등 해외 증시 투자가 늘어난 결과라는 냉소적인 반응도 나온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가 비교적 빠르게 안정세에 접어들었지만 그동안 동결했던 각종 공공요금이 사후 청구서로 돌아올 수 있다”며 “재정 건전성에 방점을 찍은 정부가 감세로 세수 기반을 허물고 있다는 점도 재정의 지속 가능성에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