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머스크, 테슬라 사업적 이익 도모”…주춤했던 자율주행 시장 재시동
자율주행 고도화에 메모리 수요 늘어…삼성·SK 車메모리 시장 대응 분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게 되면서 한동안 주춤했던 자율주행 차량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에게 막대한 선거 자금을 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수혜를 입을 거라는 전망 때문이다.
자율주행 차량은 일반 내연차보다 더 많은 반도체가 탑재돼 관련 시장 성장에 따라 반도체 업계도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로이터와 가디언 등 외신은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자율주행차 관련 규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있고, 머스크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 캠프에 2500억 원 이상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머스크가 대선 승리 일등공신으로 떠올랐고 규제개혁 업무를 담당하는 신설 조직인 정부효율성위원장으로까지 거론된다.
로이터는 머스크가 테슬라가 계획하고 있는 자율주행차에 대한 유리한 규제 개선을 요구하는 한편 미국 도로교통안전청(NHTSA)이 진행 중인 테슬라 자율주행 기능 ‘오토파일럿’에 대한 조사도 보류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 또한 운전자 사망사고로 당국 조사를 받는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이 조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머스크는 트럼프 행정부가 내리는 결정에 영향을 미쳐 테슬라의 사업적 이익을 도모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머스크는 자율주행 규제 완화를 언급한 바 있는데,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그간 규제 장벽으로 상용화가 지연됐던 자율주행차와 관련한 공통된 규정이 제정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확산은 차량용 반도체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내연차에는 반도체가 200~300개 탑재되는데 자율주행차에는 성능에 따라 3000개 이상의 반도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 똑똑한 차량이 설계되면서 첨단 반도체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세계 차량용 D램 시장은 오는 2028년까지 연평균 16% 이상 성장, 73억 6300만 달러(약 10조 3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34억 8700만 달러)의 두 배를 넘어서는 규모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는 극한의 주행환경에서도 뛰어난 안전성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고객사인 완성차 기업과의 신뢰 형성이 중요하다.
전력 효율도 중요 요소 중 하나여서 최선단 제품보다는 이전 세대 제품이 주로 쓰인다. 현재 차량용 D램으로는 저전력더블데이터레이트(LPDDR)4X나 LPDDR5 등이 활용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는 퀄컴의 프리미엄 차량용 플랫폼인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에 LPDDR4X를 공급하고 있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메모리 설루션인 UFS 3.1도 양산 중이다. SK하이닉스(000660)도 다수 고객사에 LPDDR 제품을 공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성능 메모리를 적용하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알파벳의 자회사인 웨이모에 자율주행 차량에 쓰일 3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2E) 샘플을 공급한 바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계 모두 차량용 반도체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자율주행 레벨이 고도화할수록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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