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2024년 하반기 경제전망…내년도 2.0%
“트럼프 관세 인상 조기 실현 시 하방 압력”
“성장률 1%대 전망 많을 것…중장기적 둔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2.2%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 전망보다 0.3%포인트(p) 낮춘 것으로 내년 성장률도 소폭 하향 조정한 2.0%로 제시했다.
트럼프 발 관세 인상이 내년부터 현실화되면 중장기적으로 성장률이 더욱 둔화해 1%대로 떨어질 것이란 우려 섞인 전망도 나왔다.
KDI는 12일 발표한 ‘2024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로 제시했다. 지난 8월 전망(2.5%) 대비 0.3%포인트(p) 대폭 낮춰 잡았다.
KDI는 작년 하반기 전망 당시 올해 성장률을 2.2%로 전망했으나 수출 호조세와 1분기(1.3%) 이례적인 깜짝 성장을 반영해 5월 전망에서 2.6%로 상향한 뒤 8월에 다시 하향 조정했다.
KDI 전망은 지난 11일 전망을 발표한 한국금융연구원(2.2%)과 동일한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개발은행(ADB),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성장률 전망치인 2.5%, 한국은행 2.4%보다는 0.2~0.3%p 낮다. 해당 기관들은 각각 8~10월에 전망을 내놨는데 3분기 GDP 속보치(0.1%)를 반영할 경우 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수준인 2.0%로 전망했다. 지난 8월 전망(2.1%) 대비 0.1%p 하향 조정됐다. 이는 금융연구원(2.0%)과 같고 한은(2.1%)보다는 0.1%p 낮은 수준이다. IMF·ADB(2.2%)보다는 0.2%p, OECD보다는 0.3% 낮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올해 성장률을 조정한 것은 내수 회복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금리 인하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좀 늦어졌고 뿐만 아니라 금리 인하의 부정적 영향도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규철 실장은 “내년에 성장률을 또 추가적으로 더 조정한 것은 최근에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반영되면서 수출이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조금 더 안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내년 경제전망을 보면 민간소비는 금리인하와 수출 개선에 따라 2024년(1.3%)보다 높은 1.8% 증가할 전망이다. 설비투자는 금리인하와 반도체경기 호조세로 2024년(1.6%)보다 높은 2.1%의 증가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건설투자는 누적된 건설수주 감소로 2024년(-1.8%)에 이어 0.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은 통상 여건 관련 불확실성의 확대로 글로벌투자가 부진해지면서 2024년의 높은 증가세(7.0%)가 조정돼 2.1%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2026년부터 실행될 것이라는 전제 하에 나온 전망으로, 조기 실현될 경우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상수지는 수출 증가세 둔화와 내수 회복에도 교역조건(수입가격 대비 수출가격) 개선에 주로 기인해 흑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수요 압력이 낮은 가운데, 국제유가도 하락하며 2024년(2.3%)보다 낮은 1.6% 상승하면서 물가안정목표(2.0%)를 하회할 전망이다.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도 2024년(2.1%)보다 낮은 1.5% 상승할 전망이다.
정 실장은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물가와 고용도 하향 조정을 했다”며 “단기적인 변동이 제외된 근원물가를 보면 현재 1.8%인데 아직까지는 물가안정목표와 그렇게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이 하락세가 조금 더 이어진다면 다소 물가안정목표와는 괴리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금리를 조금 더 인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내수 회복세가 완만한 가운데 생산가능인구 감소의 영향이 파급되며 취업자 수는 2024년(18만명)보다 축소된 14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업률은 2024년 2.7%에서 2025년 2.8%로 소폭 상승할 전망이다.
힌편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것과 관련해 정규철 실장은 “2~3년 뒤로부터는 성장률 전망을 하게 된다면 2%대보다는 1%대 전망을 많이 할 것 같다”며 “그만큼 중장기적인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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