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아파트·빌라 ‘매매·임대차’ 모두 감소
경매시장, 강남3구 고가 낙찰·외곽은 유찰
“디딤돌 대출 축소, 외곽 주택 수요 더 줄어”
대출 규제 영향으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택 시장이 조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특히 ‘노도강’(노원구·도봉구·강북구)과 경기도 등 외곽 지역부터 거래가 위축되는 양상이다.
12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 운영사 ‘스테이션3’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287건, 전월세 거래량은 1만3282건으로 각각 전월 대비 23.4%, 4.4%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7월 9047건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뒤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고, 임대차 거래량은 1월(2만3667건)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빌라(연립·다세대) 시장도 매매와 임대차 모두 위축됐다. 10월 연립·다세대 매매 거래량은 1682건, 전월세 거래량은 7510건으로 직전월 대비 21.9%, 12.9% 내렸다.
빌라 매매 거래량은 비(非)아파트 활성화를 담은 8·8 대책이 발표된 8월 2753건으로 올해 중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했지만 이후 두 달째 하락세를 보였다. 임대차 거래량 역시 3월 1만4059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아파트값 상승률도 3주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강남3구 등 선호 지역이 아닌 외곽 지역의 상승폭 둔화가 컸다.
한국부동산원 11월 첫째 주(4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전주 대비 0.01%포인트(p) 줄어든 0.07%였다.
자치구별로 보면 노원(0.03%), 도봉·강북(0.02%), 구로(0.02%) 등 외곽 지역 상승률이 강보합세까지 내려가며 서울 평균을 밑돌았다.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 역시 낙찰가율이 28개월 만에 최고치(97.0%)를 찍었지만, 낙찰률은 도리어 하락했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의 10월 경매동향보고서를 보면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전달보다 4.3%p 떨어진 41.3%로 집계됐다.
강남3구를 중심으로 잇따른 고가 낙찰이 집값 선행지표 격인 낙찰가율을 끌어올렸다면, 노원구 등 외곽지역 아파트 위주로 두 번 이상 유찰되는 사례가 늘면서 낙찰률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87.4%), 인천(79.8%) 낙찰가율은 전달 대비 각각 2.2%p, 2.3%p 하락해 상승세를 보인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과 대비를 이뤘다.
이는 가계부채 억제를 위한 정부의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과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축소 등 고강도 대출 규제로 실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강남3구보다 서울 외곽, 주변 지역이 더 빠르게 수요가 줄어드는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거래량과 잠정 지수만으로 볼 때 수도권 아파트 시장은 이미 겨울잠에 빠진 셈”이라며 “더욱이 디딤돌 대출이 수도권 지역에서 축소되면 지역 간 양극화가 심해질 수 있다. 자산이 없는 젊은 층이나 서민들에게 한도 축소 부담이 더 크기 때문에 서울 핵심지역의 고가주택보다 수도권 외곽지역의 중저가 주택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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