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비즈니스포럼 2024]
‘리더십 분야 세계적 석학’ 케츠 드 브리스 佛 인시아드 경영대학원 교수
다문화-다인종 포용 개방적 리더십… 시대변화 적응 돕는 ‘팀 빌더’ 역할
리더는 항상 객관적 자기 성찰해야… 나르시시즘 빠지면 결국 실패의 길
“인공지능(AI)에 대한 공포가 만연해 있지만 리더가 갖춰야 할 핵심 자질은 변하지 않는다. 공감, 관심, 연민 등 ‘7C’를 실천한 칭기즈 칸의 리더십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
리더십 분야의 최고 구루이자 세계적인 경영 사상가로 꼽히는 맨프레드 케츠 드 브리스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기술이 주도하는 복잡한 현대에도 훌륭한 리더십과 팀워크의 조건은 과거와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리더가 AI에 대한 공포와 정보 과부하로 신음하고 있지만 시대가 변해도 리더십의 본질은 같다”며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다문화·다인종을 포용하고 거대 제국을 일군 칭기즈 칸의 개방적 리더십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귀감이 된다”고 말했다.
케츠 드 브리스 교수는 칭기즈 칸이 보여준 리더의 요건으로 ‘7C’를 꼽았다. 구체적으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대인 만큼 복잡성(Complexity)에 대응하는 능력, 용기(Courage)와 자신감(Confidence),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주변 사람들에 대한 공감(Compassion), 일에 대한 깊은 관심(Care),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등이다.
그는 AI 발전이 전례 없는 파괴적 변화처럼 보이겠지만 증기기관과 섬유기계의 출현, 텔레비전의 등장 등 산업화 시대의 혁명과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거듭 말했다. 결국 일자리를 잃고 대체될 것을 걱정하는 사람들의 불안을 잘 달래고 일의 의미를 찾아 변화에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게 ‘팀 빌더’로서 리더의 역할이라는 주장이다.
다음 달 4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동아비즈니스포럼 2024’에 연사로 참여하는 케츠 드 브리스 교수는 국제 공인 정신분석 전문의로서 평생에 걸쳐 최고경영자들의 심리와 정신건강을 분석해 왔다. 그는 “리더는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스스로 7C를 갖추고 있는지 성찰할 수 있어야 한다”며 “리더가 잘못된 길로 빠지거나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객관적인 자기 인식이 안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기 자신에게 도취되는 나르시시즘은 성찰을 방해하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르시시스트도 문제지만 일에 지루함을 느끼는 리더도 위험하긴 마찬가지다. 그는 “권태를 느끼는 리더는 충동적으로 돌발 행동을 하거나 종종 ‘미친’ 의사결정을 내린다”며 “40, 50대에 리더의 지위를 가진 이들이 몰입하지 못하고 일을 지루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케츠 드 브리스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약 20%의 직장인만이 ‘일에 몰입하고 있다’고 응답하는 게 현 세태라며 극단적으로 낮은 몰입도를 극복하는 것이 성공적인 팀을 만드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리더가 비전, 사명, 조직 문화, 구조에 대해 직원들과 강력하게 연결된 상태에서 ‘진정성 있고 활력 있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래야 비로소 직원들도 일터에서 완전히 살아 있다고 느낄 수 있으며 일에 집중할 수 있다.
케츠 드 브리스 교수에 따르면 리더부터 일에 몰입하고 의미를 찾아야 조직도 변한다. 그는 “사람들은 리더는 당연히 몰입할 것이라 착각한다”며 “하지만 리더도 종종 헤매기 마련이고 리더가 바뀌어야 조직 전체에 낙수효과를 일으켜 직원들도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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