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불확실성 커져” 2.1%서 하향
올해 성장률도 2.5 → 2.2%로 낮춰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로 낮춰 잡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인 보편 관세가 당장 내년부터 진행된다면 잠재성장률을 밑돌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KDI는 12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내년 한국 경제가 2.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3개월 전에 내놨던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KDI는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영향으로 수출이 예상보다 안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KDI는 내년 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2.5%에서 2.1%로 3개월 만에 0.4%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인 관세 인상이 진행되더라도 2026년부터 진행된다고 평가를 했다”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의 불확실성이 높게 되면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전 세계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게 되고 이것이 한국 수출을 줄이는 영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생각보다 관세 인상이 더 빠르게 진행된다면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크고 내년 성장률 전망치인 2.0%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경제성장률 2.0%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추산한 올해 한국의 잠재성장률과 같다. 잠재성장률은 노동, 자본 등을 투입해 물가를 자극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로, 통상 경제의 ‘기초체력’을 뜻한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대로 모든 수입 제품에 10∼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면 잠재성장률에도 못 미치는 성장률에 그칠 수 있는 셈이다. KDI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2.5%에서 2.2%로 낮췄다. KDI 관계자는 “내수 회복이 생각보다 더 지연되고 있다”며 “0.3%포인트 하향 조정은 전적으로 내수 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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