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접목 강화되며 트렌드 변화
보행 기술보다 추론 강화에 공들여
오픈AI 등 가정용 로봇 개발 박차
“자율주행 차보다 먼저 확산될것”
“언젠가는 휴대전화처럼 사람들이 ‘스팟(로봇 개)’을 데리고 다닐 것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플로리다주 자택을 순찰하는 로봇 개 ‘스팟’이 화제를 모으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이 회자되고 있다. 스팟을 개발한 보스턴다이내믹스를 2020년 인수한 정 회장은 2022년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에서 로봇의 일상화를 예견한 바 있다.
정 회장의 예견처럼 최근 로봇 시장이 산업용에서 가정용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사람처럼 이족보행이 가능한 휴머노이드 로봇은 ‘손’에 이어 최근 ‘뇌’까지로의 기술 진화로 개인 경호, 돌봄 서비스, 헬스케어 분야 등에서 활용이 가능해졌다. 골드만삭스는 2035년에는 휴머노이드 시장의 62%를 가정용이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AI ‘뇌’ 탑재한 휴머노이드
13일 정보통신가술(ICT) 업계에 따르면 생성형 인공지능(AI) 등장 이후 많은 기업이 가정용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AI로 사람과의 상호작용이 가능해지면서 로봇의 쓰임새가 크게 확장됐다는 설명이다. 로봇 기술 개발 트렌드도 AI로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걷기 위한 이족보행 기술 개발에 많은 기업이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섬세한 손의 움직임이나 추론까지 가능한 AI 탑재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기업의 관심사가 로봇의 ‘다리’와 ‘손’에서 ‘뇌’로 확장된 것이다.
미국 휴머노이드 스타트업인 피규어 AI는 올해 8월 손과 뇌를 강화한 ‘피규어 02’ 모델을 선보였다. 손의 자유도를 높여 작은 부품을 필요한 곳에 삽입해 고정하는 등의 섬세한 작업이 가능하며, 오픈AI의 GPT 모델을 적용해 기존 모델보다 3배 이상 연산이 빠르고 추론까지 가능해졌다. 중국 로봇 업계 선두주자인 푸리에인텔리전스 역시 올해 10월 촉각 센서를 도입해 정교한 손놀림이 가능한 ‘GR-2’ 모델을 출시했다.
● “자율주행차보다 휴머노이드 확산이 빠를 것”
빅테크 기업들도 가정용 로봇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메타는 지난달 31일 AI용 촉각 센서인 ‘디지트 360’을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디지트 360은 진동과 열, 냄새를 감지할 수 있다. 메타는 국내 로봇 기업인 원익로보틱스와 협력해 디지트 360를 탑재한 차세대 로봇 손 ‘알레그로 핸드’를 개발할 예정이다.
오픈AI는 5일 메타에서 증강현실(AR) 글래스 ‘오라이언’ 개발팀을 이끌던 케이틀린 캘리노스키를 자사 로봇팀에 영입했다. 캘리노스키는 “로봇공학과 소비자 하드웨어를 선도하기 위해 오픈AI에 합류했다”며 가정용 로봇 개발 업무를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2030년대부터 상용화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자율주행차보다 더 빠르게 도입될 것이며 2040년에는 800만 대, 2050년에는 6300만 대가 보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인 간호, 경호 서비스 등 개인 및 가정용 목적으로 도입되는 시기는 빠르면 2028년이라고 봤다.
국내에서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일본 도요타와 AI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동 개발한다고 밝혔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인 ‘아틀라스’에 도요타의 AI를 결합해 ‘뇌’를 고도화시키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역시 국내 로봇 기업인 레인보우로보틱스 투자에 이어 노르웨이 로봇 기업인 1X 테크놀로지에 투자하며 가정용 로봇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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