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경북 포항 2공장을 셧다운하기로 했다. 중국발 저가 공세와 내수 경기 둔화에 따른 부담이 겹친 탓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포항 2공장 ‘셧다운’을 결정하고 이날 임직원들에게 관련 내용을 알렸다. 현대제철 노사는 조만간 노사협의회를 열고 해당 내용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번에 문을 닫기로 한 포항2공장은 원료→제선→제강→압연으로 이뤄지는 철강 생산 공정 중 제강과 압연 생산시설이다. 해당 공장에 근무하던 직원들은 회사와 협의를 거쳐 다른 라인으로 전환 배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강 라인의 쇳물 연간 생산량은 100만 t이고, 압연 라인은 70만 t으로 현대제철 전체 생산량의 약 3.5%를 차지한다. 포항2공장에서는 건축 구조물에 들어가는 형강 제품을 많이 생산했는데 건설업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이어진 중국발 공급 과잉도 부담이 됐다. 현대제철은 그간 설비 보수로 공장을 일부 멈추며 공장 가동률을 낮춰 대응해 왔지만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제철은 올해 7월 중국 업체들의 저가 후판 밀어내기로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에 반덤핑 제소를 제기하기도 했다. 열연강판에 대해서도 추가 제소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주요 기업들도 내수를 중심으로 실적이 악화하는 추세다. 13일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내수기업 매출액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던 202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사업보고서 제출 대상인 비금융 법인 814개사의 상반기 경영 성과를 분석한 결과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는데, 수출기업을 빼면 같은 기간 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이 많이 줄어든 내수기업 업종은 도·소매업(―6.5%), 전기·가스·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5.5%) 등이다. 한경협은 “수출기업 실적도 매출 1위인 삼성전자를 빼면 증가율이 대폭 줄어드는 등 ‘착시 효과’가 상당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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