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덮친 ‘트럼프 스톰’]
수출 7월 정점 이후 증가세 둔화
“서민 경제와 괴리” 지적도 쏟아져
산업통상자원부가 윤석열 정부 2년 반의 주요 성과로 역대 최대 수출 실적 달성을 꼽았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도 먹거리 가격 부담을 줄였다고 자평하며 국정 성과 홍보에 나섰다. 그러나 수출 증가세가 최근 들어 다시 둔화되고 있고, 내수는 침체된 데다 체감 장바구니 물가도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정부가 서민 경제와 동떨어진 자화자찬식 성과 홍보만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산업부와 농식품부, 해수부는 윤석열 정부 임기 반환점을 맞아 각각의 분야에 대한 주요 성과 및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산업부는 “올해 상반기(1∼6월) 글로벌 상위 10대 수출국 중 가장 높은 수출 증가율을 기록 중”이라며 “민관 ‘원팀 코리아’로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고 자평했다. 올 들어 10월까지 수출은 1년 전보다 9.1% 늘어난 5662억 달러로 역대 최대 연간 수출액 경신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농식품부는 “비축·계약재배 물량 공급 등으로 농축산물 가격은 안정화 추세”라며 “특히 김장철 전 배추 등 김장재료 가격을 안정화시켰다”고 강조했다. 해수부도 “적극적인 수급 관리와 할인행사 등을 통해 국민의 장바구니 부담을 줄였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이런 정부의 평가는 현실과는 다소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수출의 경우 올 7월을 정점으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고, 11월 들어서는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액이 지난해보다 17.8% 급감했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으로 대미 수출에는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는 상황이다.
수출 회복의 온기 역시 서민들이 체감할 수 있을 만큼 경제 전반에 퍼지지 못하고 있다. 전체 물가 지표 자체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부 품목은 여전히 전년보다 크게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역대 최대 수출에도 불구하고 올 3분기(7∼9월) 성장률을 떨어뜨린 건 수출이었고 물가는 정부가 현장을 제대로 보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라며 “정무적 감각 없이 자화자찬식의 성과 홍보를 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산업부의 한 관계자도 “지표상에 나타나고 있는 것과 실제 현장에서 느껴지는 게 많은 괴리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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