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승에 대한 압박이 내년부터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내년부터는 30가구 이상 민간 아파트에도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이 의무화 되기 때문이다.
실제 국토교통부는 지난 4월 에너지 절약형 친환경 주택 건설 기준을 마련해 이를 내년 6월부터 실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제로 에너지 건축물 인증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건물을 지을 때 단열·환기 등의 성능을 높이고, 재생에너지 등을 활용한 정도를 다섯 단계로 평가받는 것이다.
공공 분양 아파트나 임대 아파트는 이미 지난해부터 5등급(에너지 자립률 20~40%) 인증이 의무화 됐지만 민간 아파트는 건설경기 악화 등의 이유로 올해까지 1년 유예가 됐고 내년부터 이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 당시 국토부가 예측했던 공사비 상승은 전용면적 84㎡ 1가구 기준 130만원이다. 하지만 건설업계는 이보다 공사비 상승이 최소 2배는 더 들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건설업계는 5등급 수준의 인증 기준을 맞추려면 전용 84㎡ 기준 가구당 공사비가 최소 293만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한 업계관계자는 “공사비 상승은 고스란히 분양가로 반영돼 추가적인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때문에 올해 역대 최고치를 연이어 쓰고 있는 분양가는 내년에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실제 올해 분양시장은 분양가 상승세가 거침없이 이어져 최고치를 경신하는 모습이 계속됐다. 특히 서울의 경우는 9월 말 기준 아파트의 3.3㎡당 분양가(공급면적 기준)가 4424만1000원으로, 앞선 최고치였던 7월 4401만7000원보다 22만4000원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동월 가격(23년 9월 3800만원 대)과 비교하면 무려 38%가 치솟은 가격이다.
상황이 이렇자, 수요자들의 관심은 추가적인 분양가 상승을 피할 수 있는 남은 하반기 분양 시장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이에 건설사들 역시 수요자들의 선택을 받고자 미뤄뒀던 분양 물량을 앞다투어 선보이고 있어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남은 연말까지의 주요 분양 단지로는 특히 서울 후속 분양이 눈에 띈다. 서울에서는 롯데건설이 성북구 삼선5구역 재개발을 통해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를 분양할 예정이다. 성북구 삼선동 일대에서는 10여 년 만에 공급되는 새 아파트로, 총 1223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이중 전용면적 59·84㎡ 509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도보권에 4호선 한성대입구역과 6호선·우이신설역 환승역 보문역이 자리한 트리플 역세권 단지로 교통여건이 우수하다.
또 DL이앤씨는 영등포구에서 유원제일1차 재건축을 통해 ‘e편한세상 당산 리버파크’를 분양한다. 총 550가구의 규모로, 이중 전용 51~59㎡, 111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이어 포스코이앤씨도 같은 달 중랑구에서 ‘더샵 퍼스트월드 서울’을 분양한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인천·경기)에서는 대우건설이 11월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학익3구역 재개발을 통해 총 1500가구 규모의 ‘인하대역 푸르지오 에듀포레’를 분양할 예정이다. 또 DL건설은 같은 달 인천여상 주변구역 재개발을 통해 ‘e편한세상 동인천 베이프런트’를 분양한다. 아파트 총 579가구 규모다.
이어 12월에는 한양이 경기도 평택시 브레인시티에서 총 889가구 규모의 ’평택 브레인시티 수자인’을 분양 예정이다.
지방권역도 분양은 이어진다. GS건설은 11월 천안시 성성8지구 도시개발을 통해 ‘성성자이 레이크파크’를 분양한다. 총 1,104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전 가구는 수요자들의 선호도 높은 전용면적 84㎡로 구성된다. 성성호수공원이 인접해 호수를 품은 주거쾌적성이 돋보인다.
이 밖에도 롯데건설은 12월 대전광역시 동구 가오동에서 ‘대전 롯데캐슬 더퍼스트’를 공급한다. 대전에 공급되는 첫 번째 롯데캐슬 브랜드 단지로 총 952가구 중 전용면적 59·74㎡, 394가구가 이번 1회차 일반분양 물량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전국이 비슷한 상황이지만, 특히 서울의 경우 강남권 재건축 재개발의 사업 지연과 신축 선호 현상에 따른 강북권 단지의 가격 상승도 이어지고 있어, 이번 연말 분양시장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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