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만에 추진되는 ‘원화 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원화 외평채)’의 연내 발행이 무산 위기에 놓였다.
17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이 올해 7월 대표 발의한 외국환거래법 개정안은 발의 후 약 4개월이 지난 이달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상정됐다. 추후 국회 절차를 고려하면 연내 입법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개정안은 한국은행에 ‘원화 외평채’의 전자등록 업무를 부여해 발행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 담겼다.
외평채는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이 발행하는 일종의 국채다. 정부는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때는 ‘달러’ 표시 외평채를, 하락 시에는 ‘원화’ 표시 외평채를 발행해 외환시장 안정을 꾀한다.
원화 표시 외평채는 2003년 국고채와 통합된 이후 발행된 적이 없다. 그 대신 외평기금은 외화 매입에 필요한 원화를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으로부터 빌려왔다. 하지만 공자기금은 주로 10년물 국고채로 조달해 금리가 높고 원화 외평채는 단기물 위주로 이자 비용이 저렴하다.
이에 따라 외평기금 수지 개선을 목표로 원화 외평채 발행이 추진됐고, 국회는 올해 18조 원의 발행 한도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 통과가 늦어져 외평채 발행이 내년으로 미뤄지면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연간 이자 비용은 10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연내 발행 가능성을 단언하기 어렵고 국회 일정을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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