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매각 금액 수조원 규모
신사업 인수합병 ‘총알’로 쓸듯
그룹 첫 1990년대생 CEO 선임
4D플렉스 대표에 34세 방준식
CJ그룹이 CJ제일제당 수조 원 규모로 예상되는 바이오사업부 매각에 나섰다. 그룹 인사에서는 ‘재무통’인 허민회 CGV 대표(62)를 지주사인 CJ㈜ 경영지원 대표에 선임했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바이오사업부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 부문은 미생물을 원료로 식품 조미 소재, 사료용 아미노산 등을 생산하는 그린 바이오 사업이 주력이다. 지난해 매출액이 4조1343억 원으로 CJ제일제당 전체 매출의 23%를 차지했다. 특히 올해 3분기에는 영업이익이 824억 원으로 전년 대비 74.9% 늘었다. 예상 매각금액이 수조 원 규모에 이르는 만큼 글로벌 전략적 투자자(SI)와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이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사업 부문은 기술력, 글로벌 판매망을 토대로 식품사업과 함께 회사의 양대 축으로 자리잡아 왔다. 설탕과 함께 회사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모태로도 꼽힌다.
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이 매각 대금을 신사업을 위한 인수합병(M&A)에 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업 재편을 위한 ‘총알’로 쓸 것이란 전망이다.
CJ그룹은 이날 허 대표 선임을 포함한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허 대표는 1986년 제일제당 신입 공채로 입사해 CJ푸드빌 대표, CJ제일제당 경영지원 총괄, CJ ENM 대표 등을 거쳤다. 2020년부터는 CJ CGV 대표를 지냈다. CJ그룹 관계자는 “그룹 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중기전략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적임자”라고 인선 배경을 밝혔다. 기존 경영대표와 경영지원대표를 겸직하던 김홍기 대표는 경영대표직만 맡게 된다. 김 대표는 강호성 대표가 지난해 말 사임한 뒤 혼자 회사를 이끌었다.
그룹 최초로 30대 CEO도 배출하며 ‘영 리더’ 선발 기조를 이어갔다. CJ CGV 자회사 CJ 4D플렉스 신임 대표에 방준식 경영리더(34)를 선임한 것. 방 대표는 올해 2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아들인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1990년대생 임원에 올랐다. 이후 9개월 만에 대표로 초고속 승진했다. 방 대표는 오리온, TMA컨설팅그룹, 글린콘 등을 거쳐 2018년 CJ 4D플렉스에 입사했다. 내수 부진에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안정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쇄신 기조를 이어가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CJ그룹 관계자는 “극장 사업의 혁신과 글로벌 사업 확대를 주도하기 위해 젊은 인재의 역할을 확대했다”며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CJ그룹은 방 대표 외에도 1980년대생 임원을 다수 발탁해 쇄신 의지를 강조했다. 이번 신임 경영리더 21명 중 12명이 1980년대생으로, 가장 어린 김효정 CJ주식회사 경영리더는 1986년생이다. 신임 임원진의 평균 연령은 44.9세다.
CJ ENM은 엔터테인먼트와 커머스 부문으로 나뉜다. 4월부터 두 부문 대표를 겸직해 온 윤상현 대표(52)는 회사 전체를 총괄하는 CJ ENM 대표와 기존 엔터테인먼트부문 대표를 겸직하게 됐다. 커머스부문 대표에는 이선영 CJ ENM 커머스부문 사업총괄(49)이 내정됐다. CJ CGV 신임 대표는 정종민 CJ CGV 터키법인장(53)이 맡게 됐다.
CJ그룹 측은 “‘안정 속 쇄신’을 기조로 신상필책이 이뤄진 인사”라며 “성과 중심의 연중 수시 인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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