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대’ K방산의 도전]
니에멜라 주한 핀란드 부대사
“韓서 수입한 K9 자주포 성능 만족
핀란드 위성 기술과 시너지 기대”
“한국이 핀란드를 포함해 유럽 국가들의 안보에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주한 핀란드대사관에서 만난 안티 니에멜라 주한 핀란드 공관 차석(부대사·사진)은 “유럽은 오랜 기간 무기 생산능력을 등한시했다”며 “그래서 유럽 내 무기 생산 기반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은 질 좋은 무기를 만드는 우수한 생산 능력을 가진 한국으로부터 무기를 도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990년대 유럽은 재래식 무기 감축 분위기 속에 무기를 줄였고 군비도 삭감했다. 그러면서 무기 생산 인프라도 점점 줄어들었다. 2010년대 이후 러시아와 갈등이 커지면서 무기 도입 확대에 나섰지만 제대로 공급받을 수 없었다. 특히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면서 무기 부족 현상은 더 심각해졌다. 결국 핀란드를 비롯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은 재래식 무기 생산 능력을 갖춘 한국으로 눈을 돌렸다.
니에멜라 부대사는 “한국 무기는 가격이 합리적이고 품질도 뛰어나다”며 “특히 방산 기업들은 계약을 잘 지키고 무기를 제때 공급하는 능력도 갖췄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이 생산 시설을 갖추려면 시간이 걸린다”며 “유럽이 방위 능력을 향상시키는 과정에서 한국과 협력을 더 강화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9월 핀란드 국방장관 등이 한국을 방문해 ‘떠오르는 민군 겸용 기술’을 주제로 포럼을 열기도 했다. 한국과 핀란드가 가진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방산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니에멜라 부대사는 “한국은 K9에 강점이 있고, 핀란드는 우주위성(SAR)의 최강국”이라며 “이를 합쳐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낸다면 서로의 안보를 강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이 유럽의 방위 능력을 높여줄 동반자라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며 “유럽과 함께 방산 공급망을 만드는 것이 K방산 성장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니에멜라 부대사는 “핀란드는 러시아를 옆에 끼고 있으며 1300km 국경선을 맞대고 있다”며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신뢰할 수 있는 국가에서 최고의 무기를 도입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핀란드는 러시아의 위협에, 한국은 북한의 위협에 상시 노출돼 있다는 유사함이 있다”며 “자유민주주의 체제인 한국과 핀란드가 상호 신뢰를 높이면서 방산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자유민주주의 세계의 무기고’ 역할을 하고 있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니에멜라 부대사는 “핀란드는 한국으로부터 수입한 K9 자주포 성능이 좋아 매우 만족하고 있다”며 “앞으로 다른 무기들을 추가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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