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욱 대통령과학기술수석비서관이 ‘기술사업화 전문회사’를 도입해 국가과학기술 혁신 생태계를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주도 밀어내기식 기술이전·사업화 한계를 보완해 소속 연구기관에 관계없이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과 대학 사이의 벽을 허물어 협력할 수 있는 체제도 만들기로 했다.
박 수석은 1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국가과학기술 혁신생태계 고도화 대토론회’에서 윤석열 정부 후반기 과학기술분야 정책 방향을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박 수석은 △3대 게임체인저 기술(인공지능(AI) 반도체·첨단바이오·양자) 대통령 이니셔티브 수립 △국가AI위원회 국가바이오위원회 등 거버넌스 구축 △연구개발(R&D) 예비타당성 조사 폐지 △이공계 대학원생 연구생활장려금 등 성과를 소개하며 “우리의 혁신생태계는 세계 최상위권이지만, 몇 가지 묵은 약점들이 있어서 정부 후반기에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핵심 과제로 출연연이 개발한 기술을 실제 사업 성과로 연결하는 기술사업화와 대학·출연연의 공공연구부문 혁신을 제시했다. 박 수석은 “기술사업화 전문회사를 도입해 경쟁 구도를 만들고, 연구 참여자와 기여자 간 인센티브를 정비해 공공 부문이 번 돈으로 다시 공공 부문에 투자하는 선순환 매커니즘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교육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련 부처 간 협의체도 신설하기로 했다.
또한 출연연과 대학 간 벽을 허물어 공공연구를 강화하기로 했다. 수석은 “출연연과 대학 간 벽을 허물어 인위적인 구조조정이나 통폐합 없이도 사실상 함께 협력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인력과 연구시설, 장비 등 협력을 통해 출연연이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공공연구소로 거듭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박 수석은 기초연구 지원체계를 신진, 중견, 리더 등 연구자 생애주기형에서 각 연구별 성장단계에 따른 맞춤형 지원체계로 전환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기초연구를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 전환해야 하는데, 기존 시스템으로는 신진 연구나 도전적 연구에 대한 지원 기회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앞으로 기초 연구 주제 성숙 정도에 따라 △초기 연구에 대해 소규모 다과제 형태로 지원하는 ‘맹아형’ △연구 분야가 정해지면 지원을 세분화하는 ‘선도형’△세계적 수준에 도달하는 소수 연구를 전폭 뒷받침하는 ‘리더형’으로 지원체계를 전환하기로 했다.
관련 주제발표를 맡은 이주원 성균관대 교수는 “중견 연구자가 자신의 분야와 다른 도전적 연구를 하고 싶다면 현재 체계에서는 이를 뒷받침하기 어려웠는데 앞으로는 연구자 생애주기가 아닌, 연구 중심의 맞춤형 지원으로 바꿔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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