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와 같은 어려움이 지속될 경우, 국내 경제가 자칫 헤어나기 힘든 늪에 빠질 수 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21일 ‘한국경제 재도약을 위한 주요 기업 사장단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발표에는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을 비롯해 박승희 삼성전자 CR담당(사장),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 김동욱 현대차 전략기획실 부사장,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 등 16개 기업 사장급 임원이 참석했다.
주요 기업 사장단이 한 데 모여 성명을 발표한 것은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유행 당시 ‘경제난 극복을 위한 기업인 공동 성명’을 낸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도 “30대 그룹을 대표하는 임원진이 한자리에 모인 건 10여 년 동안 없던 일”이라는 말이 나온 바 있다.
김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최근 우리 경제는 성장동력이 약화되면서 저성장이 지속되고 있고, 경제의 주춧돌이 돼왔던 수출마저 주력업종 경쟁력 약화,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으로 향후를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완화하고, 성장동력을 되살리기 위해 기업들이 먼저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며 긴급 성명의 취지를 밝혔다.
주요 기업 사장단은 성명에서 ‘엄중한 경제 상황’에 대해 먼저 거론했다. 이들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1.4%를 기록했다. 이어 올해 성장률은 2% 초반에 그치고, 내년은 올해보다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많은 투자자들은 한국의 신성장동력 출현이 더디고, 기업의 성장성이 둔화되자, 국내보다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라고 짚었다.
사장단은 이어 “경제계가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신사업 발굴과 일자리 창출에 노력하겠다”고 약속하고, “신시장 개척과 기술혁신으로 수출 경쟁력을 제고하고, 중소기업 기술지원, 국내 수요 촉진 등 민생경제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 내수 활성화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을 통한 기업성장성 개선, 주주가치 제고와 소통 강화로 한국증시의 매력도를 높이겠다”며 증시 활성화 의지도 피력했다.
사장단은 위축된 경제심리 회복을 위한 국회, 정부, 국민의 지지와 지원도 촉구했다. 국회를 향해서는 ‘규제 입법’보다 ‘경제살기기를 위한 법안과 예산’에 힘써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이사 충실의무 확대 등이 포함된 상법 개정안에 대해 “소송 남발과 해외투기 자본의 공격으로 이사회의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어렵게 하고, 신성장 동력 발굴을 저해함으로써 기업과 국내 증시의 밸류다운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장단은 “우리 모두가 역경 극복의 DNA를 되살려 다시금 힘을 합친다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이 변화의 중심에 서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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