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인공지능(AI) 반도체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새롭게 출시한다. AI와 반도체 붐과 함께 자산운용업계가 관련 ETF를 쏟아내는 가운데 미국 AI 반도체 산업에만 집중 투자하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2일 서울 중구 센터원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6일 유가증권시장에 ‘TIGER 미국필라델피아AI반도체나스닥’ ETF를 상장한다고 밝혔다.
이 ETF는 나스닥 증권거래소가 1993년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 지수)를 출시한 뒤 30여 년 만에 새롭게 내놓은 ‘ASOX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ASOX는 기존 SOX 지수에서 AI와 관련성이 낮은 인텔 등 종합 반도체 기업은 제외하고 AI 시대에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팹리스(설계 전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을 선별한 지수다.
ASOX는 나스닥 거래소가 올 9월 미래에셋운용과 협력해 개발했다. 나스닥 거래소가 국내 자산운용사를 지수 개발 협력사로 택한 데 대해 이정환 미래에셋운용 ETF운용1본부장은 “현재 미래에셋 운용은 SOX 지수 추종 ETF를 세계 최대 규모로 운용하고 있다”며 “최근 한국 ETF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한국 투자자들이 나스닥 거래소 입장에서 중요한 고객이 됐기 때문에 지수 개발을 함께 추진한 것”이라고 했다.
현재 ASOX를 추종하는 ETF는 ‘TIGER 미국필라델피아AI반도체나스닥’이 유일하다. 이경준 미래에셋운용 전략ETF운용본부장은 “글로벌 운용사 다수는 나스닥 거래소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기보단 이를 조금씩 바꿔 자체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경향이 있다”며 “한국 투자자들의 경우 ETF에 대한 신뢰도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지수를 최대한 충실히 추종하는 상품을 선호한다. ASOX에 노후 자금을 맡기고자 하는 투자자라면 해당 ETF가 현재 유일한 상품”이라고 했다.
‘TIGER 미국필라델피아AI반도체나스닥’ ETF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면 AI 반도체 주도주 엔비디아 비중이 22.2%로 가장 크고 파운드리 기업인 TSMC가 18.9%로 뒤를 잇는다. 이밖에 브로드컴(15.6%), ASML(8.6%), AMD(7.0%) 등 기업이 포함됐다. 이 본부장은 “승자 독식 경향이 강한 성장산업 특성을 감안해 (기존 ETF에 비해) 한 종목이 차지할 수 있는 상한선을 높였다”며 “빅테크 업체가 내년에도 AI 관련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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