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장들이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이들의 향후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금리 시기 은행들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만큼 금융사고를 비롯한 내부통제 문제가 연임 여부를 가르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우리은행, 올해만 6차례 금융 사고가 불거진 NH농협은행은 행장이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행장의 임기가 올해 12월 31일 일제히 만료된다. 이에 따라 이번 주부터는 각 은행에서 차기 행장 인사의 윤곽이 차례로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의 경우 22일 열린 우리금융 이사회에서 이사들이 조병규 행장의 연임이 어렵다는 의견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조 행장은 지난해 7월부터 이원덕 전 행장의 잔여 임기를 이어받아 우리은행을 이끌어 왔다. 올 3분기(7∼9월) 우리은행의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2% 증가하는 등 실적 면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아 왔다. 하지만 조 행장이 피의자로 전환돼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되는 등 수사 상황이 연임 여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조 행장은 위법 사실을 파악하고도 금융당국에 보고를 지연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는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이다.
첫 2년 임기를 마친 이석용 농협은행장도 교체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농협은행은 은행장의 연임이 일반적이지 않은 데다 올해 들어 연달아 터진 금융사고들이 이 행장에게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행은 다음 달 중순 이후에 차기 행장 후보군을 공개하겠다는 계획이다.
KB국민, 신한, 하나은행은 각 행장들이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2022년 1월 취임한 후 첫 2년 임기에 이어 1년 연임에 성공해 올해 3년차 임기를 지냈다. KB금융그룹은 27일 계열사 대표 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KB국민은행장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2월 취임해 첫 임기를 마치는 정상혁 신한은행장도 통상 2+1년이라는 최고경영자(CEO) 인사 기조에 따라 연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1월 취임한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취임 첫해 하나은행이 은행권에서 순이익이 가장 많았다는 점, 올해도 역대 최대 실적이라는 점에서 연임 가능성이 높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다음 달 중순 행장 후보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그룹 회장 중에는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각각 내년 3월 31일, 올해 말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농협금융은 다음 달에, 하나금융은 내년에 회장 후보자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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