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저감 기술’ 내년부터 본격 도입
바닥재 두께 4㎝ 늘려 소음 줄이고
40dB 이상 소음 발생땐 “주의” 알림
“공사비 증가로 분양가 상승” 우려도
“층간소음이 기준치 이상 발생했습니다.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21일 찾은 세종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층간소음기술연구소 ‘dB(데시벨)35랩’에서 연구진이 1.2kg 무게 임팩트볼을 바닥에 3번 떨어뜨리자 벽면에 붙은 월패드에서 이 같은 알림이 경고음과 함께 떴다. 월패드 하단 바닥 부근에 전등 스위치처럼 생긴 센서가 소음을 인식하고 집에서 3번 이상 40dB 이상의 소리가 나면 경고음을 울리는 ‘노이즈 가드’ 시스템이다.
내년부터 LH가 설계하는 모든 공공주택에 이를 포함한 층간소음 저감 기술이 대거 도입된다. 상반기(1∼6월)부터는 노이즈 가드 기술, 하반기(7∼12월)부터는 층간소음 1등급 바닥구조가 순차적으로 도입된다. 내년 하반기 이후 설계에 들어가는 3기 신도시 단지의 경우 이런 기술이 상당부분 적용될 전망이다.
1등급 바닥구조의 핵심은 충격과 진동을 저감시키는 기술이다. 정부의 층간소음 1등급 기준은 37dB이다. LH는 도서관 소음 수준(35dB)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바닥 충격음의 경우 충격이 진동으로 전환되고 진동이 소음으로 전파되는 방식으로 전달된다. LH의 1등급 바닥구조는 우선 진동을 차단하기 위해 바닥재 하부(콘크리트 슬래브) 두께를 기존 21cm(4등급)에서 25cm까지 늘렸다. 바닥이 두꺼울수록 진동을 줄여 층간소음을 차단하는 데 효과적이다.
바닥재 상부에 들어가는 모르타르(시멘트 혼합 물질)는 4등급에 사용되는 일반 모르타르와 경량기포 대신 고밀도 모르타르를 사용해 진동 차단 효과를 강화했다.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슬래브와 모르타르 중간부에 있는 완충재도 복합소재로 변경했다.
1등급 바닥구조를 적용한 dB35랩에서는 바로 위층에서 연구진이 발을 세게 굴렀는데도 발망치 소리가 멀리서 들려오는 것 같았다. 기존 주택에서 두 층 위나 옆집에서 나는 소리의 크기와 비슷하게 느껴졌다. 바로 위층에서 러닝머신을 사용하고 있을 때도 숨죽이고 있어도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LH 측은 “기존 주택에 적용되는 4등급(45∼49dB) 구조의 경우에는 같은 조건에서 쿵쿵거리는 소리가 나고 천장과 벽에서 진동이 느껴지는 수준”이라고 했다.
LH는 바닥구조 강화 외에도 내년 상반기부터 다양한 층간소음 저감 기술을 도입한다. 화장실 배관을 아래층으로 보내지 않고 가구 내에 설치하는 ‘당해층 배관’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다. 소음이 배관을 타고 위아래층으로 전달되는 것이 최소화된다.
하지만 고급 자재 사용이 늘어나고 각종 설계 및 정보기술(IT)이 도입되며 공사비가 상승하고 분양가를 밀어올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LH는 1등급 바닥구조 적용 시 전용면적 59㎡ 1채당 공사비가 약 400만 원 증가(4등급 대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LH 관계자는 “공사비 상승분을 분양가에 다 반영시키지 않기 위해 정부에 재정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며 “국민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자체적인 원가 절감 노력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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