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AI와 챗GPT 관련해 삼성·오픈AI 초기 협상 시작한 듯
애플과 달리 구글과 동맹 맺어온 삼성…AI 폰 시장 변화 주목
삼성전자의 모바일 인공지능(AI) 서비스 ‘갤럭시 AI’에 오픈AI의 ‘챗GPT’가 결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미 애플의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에 챗GPT가 결합된 만큼 비슷한 형태로 협업이 이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25일 GSM아레나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와 오픈AI는 갤럭시 AI에 챗GPT를 통합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삼성전자가 선보인 갤럭시 AI는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삼성 가우스’와 구글의 ‘제미나이 AI’를 기반으로 구현됐다. 여기에 챗GPT라는 새로운 시스템이 추가되는 셈이다.
현재 삼성전자와 오픈 AI의 협상은 초기 단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양사의 논의는 올해 상반기 애플과 오픈AI의 협상과 비슷한 형태로 진행 중인 상황이다. 올초부터 애플과 오픈AI는 애플 인텔리전스에 챗GPT를 활용하는 방식을 두고 수개월 간의 협상을 진행한 바 있다.
아직 협상 초기 단계인 만큼 갤럭시 AI에 챗GPT가 어떤 식으로 접목될 지 여부도 구체화되지 않았다. 애플 인텔리전스의 경우 기본적으로 온디바이스 AI를 활용하되, 온디바이스 모델의 성능이 부족한 경우에만 사용자 승인에 따라 챗GPT에 도움을 요청하는 식으로 구현됐다.
갤럭시 AI도 온디바이스AI와 클라우드 AI를 모두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AI 형태를 채용한 만큼 애플 인텔리전스와 비슷한 형태를 띌 수 있고, 보다 챗GPT를 대대적으로 적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픈 AI가 삼성전자와의 협업에 관심을 갖는 것은 삼성전자가 올해 초 AI 폰 시대를 본격 개막하고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에만 2억대 이상의 갤럭시 모바일 기기에 갤럭시 AI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고가 플래그십 제품에 이어 비교적 저렴한 보급형 모델까지 갤럭시 AI를 확대 적용해가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향후 수년 내 갤럭시 AI 지원 기기가 10억대에 달할 수 있다는 낙관까지 나오고 있다.
이미 오픈AI가 애플과 협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도 손을 잡으면 자사 서비스를 보다 넓혀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올해 1월에도 오픈AI 창업자인 샘 알트만이 직접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을 방문하는 등 AI 칩 개발과 관련한 협업을 암시하기도 했다.
다만 애플과 달리 삼성전자의 경우에는 기존에 구글과 공고한 동맹을 맺고 있었다는 점이 변수다. 애플은 애플 인텔리전스 구현을 위해 오픈AI, 구글 등 다양한 파트너사와의 협상 끝에 오픈AI를 선택한 모양새였다.
반면 삼성전자의 경우 갤럭시 AI에 이미 제미나이를 접목했듯이 꾸준한 협업을 이어왔고, 내년 중 출시 전망인 AR(증강현실) 스마트 글라스(안경)에도 제미나이를 기반으로 한 AI 기능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픈AI의 입장에서는 애플보다 삼성전자와의 협업에 있어 고려할 점이 더 많은 셈이다.
실제로 오픈AI는 최근 AI 뿐만 아니라 새로운 검색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발표하는 등 구글과의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챗GPT를 기반으로 한 브라우저를 개발하기 위해 구글 크롬을 만든 개발자까지 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구글의 장기 파트너였던 삼성전자에게도 오픈AI가 손을 내민 것이다. 다만 아직 삼성전자와 구글, 오픈AI 등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번 삼성전자와 오픈AI의 협상이 당초 삼성-구글, 애플-오픈AI의 협업으로 고착화되는 듯 했던 AI 폰 시장 구도에 변화를 가져오게 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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