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메이트 70’ 시리즈 출시
구글과 안드로이드 협력 끝내고 美와 다른 스마트폰 ‘독자 노선’
애국소비에 310만명 사전 예약… “중국산 칩, 낮은 수율 문제 겪어”
화웨이가 26일 스마트폰 신제품 ‘메이트 70’ 시리즈를 출시하며 플래그십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 추격에 나선다. 미국의 대중 규제 속에 자체 ‘두뇌’와 운영체제(OS)로 스마트폰 굴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26일 주력 스마트폰 모델인 메이트 70 시리즈를 출시하며 구체적인 사양을 공개한다. 구글 안드로이드로부터 완전히 독립한 OS ‘하모니 넥스트’와 자체 개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기린9100’을 탑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화웨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1기 출범 이래 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오르며 구글과 OS 협력이 끊겨 자체 OS 개발에 도전해 왔다. 2019년부터 자체 개발 OS인 ‘하모니’를 출시, 배포해 왔지만 시장에 안착하는 데는 시간이 소요됐다. 이에 최근까지는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앱)도 함께 지원해 왔지만 이번 하모니 넥스트를 내놓으며 안드로이드 앱 지원을 아예 종료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메이트 70을 기점으로 스마트폰 생태계에서 중국은 미국과 완전히 단절된 길을 걷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두뇌인 AP에서도 메이트 70은 새로운 기점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메이트 70에 탑재가 유력한 기린9100은 화웨이가 자체 개발해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가 6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공정으로 제작한 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 시간) “화웨이가 자국산 최첨단 스마트폰 칩을 출시할 것”이라며 “이 회사가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분야에서 진전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화웨이의 기술 굴기에도 불구하고 실제 제품의 성능과 안정성 등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한다고 본다. 미국 정부의 압박으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이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뿐만 아니라 이전 세대 기술인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중국 수출 및 기존 장비 유지, 보수도 하지 못하게 되면서 SMIC가 낮은 양산 수율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중국 애국 소비에 힘입어 메이트 70은 25일 현재 화웨이 온라인 구매 홈페이지에서 310만 명이 사전 예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 3분기(7∼9월) 기준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는 비보(18.6%), 2위는 애플(15.6%), 3위는 화웨이(15.3%)가 차지했다. 화웨이는 자국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42% 성장률을 보이며 애플을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중국 시장 내 삼성전자 점유율은 1%를 밑돌며 저조한 수준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화웨이의 성장은 스마트폰 자국 굴기와 맞물려 중국 시장 내에서 애플의 입지를 위협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다만 자체 칩 개발에는 성공했지만 성능은 경쟁사의 구형 스펙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제품 성능엔 의구심도 제기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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