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차기구축함(KDDX) 설계 유출 사건과 관련해 고소·고발전을 벌였던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해당 사안을 모두 취하했다. 두 회사 간 법정 ‘진흙탕 싸움’은 면하게 됐다.
25일 HD현대중공업은 이날 오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한화오션에 대한 고소 취하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22일 한화오션은 KDDX 군사 기밀 유출 사건과 관련해 임원 개입 여부를 수사해 달라며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낸 경찰 고발을 취소한 바 있다.
HD현대중공업은 “국내 조선산업 발전과 K방산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취하를 결정했다”며 “우리 조선업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만큼 이 결정으로 조선업계가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돼 K방산 수출 확대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KDDX 사업은 총 7조8000억 원 규모로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사업이다. 사업 초기 단계인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이, 이후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맡았다. 남은 건 상세설계와 초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인데, 이 사업자 선정을 두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경쟁 중이다.
방산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70조 원 규모인 캐나다 잠수함 프로젝트 등 대규모 해외 수주를 앞두고 갈등이 부각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간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가 고소·고발을 취하했지만 두 회사의 갈등이 완전 봉합된 건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가 화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느 회사도 KDDX 사업에서 물러날 생각은 없을 것”이라며 “경쟁 과정에서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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