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월 국토부 신차등록 중 20대 이하 5.3%…2010년 12.1%서 반토막
“지하철 깔린 서울, 차량공유로 충분”…‘대중교통 열악’ 지방과 온도차
20대 이하 국민의 신차 등록 점유율이 집계 이래 사상 최저치를 또 한 번 경신할 전망이다. 차를 더 이상 필수품으로 여기지 않는 데다 차량 수요자마저 갈수록 비싸지는 신차 가격에 중고차로 눈을 돌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26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국토교통부 통계를 토대로 집계한 결과 올해 1~10월 20대와 10대의 승용 신차 등록 대수는 6만3588대로 전체 승용 신차 등록 대수(117만9796대)의 5.3%에 그쳤다.
이는 국토부가 연령별 신차 등록을 분류한 2009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20대 신차 등록 점유율은 2009년 11.1%에서 이듬해 12.1%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감소했다. 특히 2020년 7.1%였던 점유율은 3년 연속 하락해 지난해 5.9%까지 떨어졌다.
11월과 12월이 남긴 했지만, 전년 대비 하락 폭이 워낙 컸기 때문에 올해에도 20대의 기록 경신이 확실시된다. 30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014년 21.0%였던 30대 신차 등록 점유율은 올해 1~10월에는 14.1%까지 떨어졌다. 반면 60대는 같은 기간 6.1%에서 11.6%까지 점유율을 늘려 10년 새 신차 시장의 새로운 큰손으로 떠올랐다.
20~30대의 신차 구매가 줄어든 배경에는 차를 더 이상 필수품으로 여기지 않는 문화가 있다. 회사원 임모 씨(26)는 “2020년 면허를 취득해 바로 운전을 시작했지만, 지하철이 깔린 서울에 살면서 굳이 차를 살 필요성을 못 느꼈다”며 “한 달에 한 번 수도권 교외로 나들이를 갈 때면 차량공유 앱을 이용해 차를 빌린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지속해서 상승한 신차 가격은 신차 구매를 망설이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사회초년생이 많이 찾는 현대차 아반떼는 5년 전만 해도 1300만 원대부터 구매할 수 있었지만, 물가 상승에 각종 편의 사양이 추가되면서 지금은 기본 트림조차 2000만 원에 육박할 정도로 가격이 올랐다.
지난 7월 국산 소형 SUV를 중고로 구매한 회사원 이모 씨(26)는 “현금 1200만 원에 대출 없이 신차를 구매하려다 보니 살 수 있는 차가 경차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10월 승용 중고차 실거래 대수에서 20대와 30대는 각각 8.8%, 20.6%를 차지해 신차 등록 대비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목돈이 있어도 감가가 심한 신차 대신 부모 차를 물려받고 적금이나 주식에 투자하는 ‘실속형’ 20~30대도 있다. 회사원 강모 씨(31)는 “서울 시내를 오가는 출퇴근용 차를 알아보다가 그냥 어머니가 쓰던 차를 4년 전 물려받았다”며 “신차는 미국 주식에 투자한 돈이 수익으로 실현되면 장만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수도권과 달리 대중교통이 열악한 지방에 거주할 경우 20대도 차를 구매하는 경향을 보였다. 경북에 거주하는 공무원 서모 씨(28)는 “직장까지 출퇴근하려면 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 배차 간격이 15분 이상이고 노선도 많이 돌아간다”며 “3년 전 공무원 임용과 동시에 중고 아반떼를 구매했다”고 말했다.
KAMA에 따르면 올해 1~10월 시도별 신차 등록 비율은 서울이 10.7%, 경기가 23.1%로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33.8%에 불과했다. 전국 인구의 50.7%(지난해 12월 통계청 집계 기준)가 수도권에 거주하는 것을 고려하면 적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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