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최악은 아니다”…삼성전자 빼면 외국인 코스피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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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11월 26일 0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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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 제외 시 외인 매도 압박 크지 않아…코스피도 2.2% 상승 전환”
“반도체 주도력 약화 이후 타 업종 영향력 확대…안정적 반등 가능”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여의도 증권가. 2024.1.24/뉴스1 ⓒ News1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여의도 증권가. 2024.1.24/뉴스1 ⓒ News1
한국 증시가 올해 주요 글로벌 증시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하며 불명예를 안았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상황이 ‘최악’은 아니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 금액에서 삼성전자(005930)만 제외하면 오히려 순매수로 전환되며, 코스피 등락률도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돌아선다는 분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주도력이 약화된 점이 오히려 한국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피는 2655.28에서 2534.34로 4.55% 하락했다. 이는 러시아 RTSI(-27.31%), 멕시코 S&P/BMV IPC(-12.12%), 폴란드 WIG20(-5.57%) 다음으로 큰 하락 폭이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나스닥(26.60%), 인도 나프티50(11.32%), 일본 니케이225(15.75%), 차이나 A50(13.10%) 등 주요 글로벌 증시는 대부분 상승했다.

국내 증시의 부진 원인 중 하나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꼽힌다. 코스콤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올해 초 28.84%에서 코스피가 2900선을 넘보던 7월 중순에는 32.06%까지 늘었다. 하지만 8월 이후 증시 부진이 이어지자 29.14%로 감소했다. 특히 8월 이후 외국인은 한국 증시에서 17조 5906억 원을 순매도했다.

그러나 증권가는 외국인이 파는 것은 삼성전자지, 코스피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외국인은 8월 이후 삼성전자를 18조 4974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삼성전자 순매도를 빼면 코스피에선 약 9000억 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 하락 폭도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 급락에 과하게 표출됐단 의견도 나왔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 하락분을 제외하면 코스피는 올해 들어 약 2.2%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프랑스·브라질·멕시코 등보다 양호한 성과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반도체를 매도했지만, 기계·조선·통신·유틸리티 등 업종에 대해서는 매수 우위를 보이며 국내 증시에 대한 관심은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가들은 반도체·자동차·화학·건설·미디어 섹터에 대해서는 매도우위이나, 기계·조선·통신·유틸리티 업종에 대해서는 매수 우위를 보였다”며 “달러 강세 압박 속에도 방위산업과 운송, 원전 등 기계·산업재 업종에 대해 우호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의 주도력이 약화된 점이 오히려 코스피의 안정적 반등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대신증권은 최근 리포트에서 “코스피 저점 탈출에 삼성전자 급반등이 힘이 되긴 했지만, 삼성전자가 5만 원대 중반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 18~22일 한 주 동안 삼성전자가 1.23% 하락했지만 코스피는 1.30% 상승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반도체 시가총액 비중이 32%에서 24% 수준으로, 삼성전자 시총 비중도 23%에서 16% 이하로 떨어졌다고 짚었다. 그는 “반도체 및 삼성전자의 주도력 약화와 주가 하락이 지속될 경우 코스피 부진은 불가피하지만, 반도체 주도력 약화 이후 반도체 하락이 제어될 경우 상승세는 가능하다”며 “반도체 시가총액 비중 하락이 다른 업종들의 시가총액 비중 상승을 야기함에 따라 시장 영향력이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를 위시한 반도체 시총 비중이 줄어든 가운데 오히려 이차전지(2차전지), 제약·바이오, 자동차, 금융, 인터넷 등 시가총액 비중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원은 “내년과 후년 영업이익 기여도가 개선되고, 이익모멘텀이 강한 업종에 조선·기계·2차전지·인터넷·제약·바이오·중국 소비주가 있다”며 “채권금리, 달러화 하향 안정과 유럽·중국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면서 이들 업종이 코스피 반등과 상승 반전을 이끌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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