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위원회
4060세대 전용 ‘청춘문화공간’… 지역 특화 활동-체험 프로그램 제공
단순 여가 아닌 기술-지식 습득하고, 개인적 성취-직업적 성과 창출 기회
2025년 대한민국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통계청·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2025년 65세 이상 인구수가 전체 인구의 20.6%에 도달한다. 기대수명의 연장으로 길어지는 노년기와 늘어나는 고령 인구 속 40세 이상 중장년 세대의 노후 준비 고민은 깊어져 간다. 2020년 노후 준비 인식 조사에 따르면 노후 준비 시작을 위한 적정 연령은 40대 초반(40∼44세)이라고 가장 많이 응답했다. 즉 노인이 되는 65세 전 중장년 시절부터 기나긴 인생의 후반기 설계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중장년의 노후 준비
‘노후준비지원법’에서는 △재무 △건강 △여가 △대인관계를 노후 준비의 4대 영역으로 꼽는다.
2019년 노후 준비 실태 조사 결과 4대 노후준비 수준 점수는 종합 67.5점이었으며 영역별로는 건강(74.1점), 대인관계(67.3점), 재무(60.3점), 여가(59.6점) 순으로 나타나 여가 분야에 대한 준비 수준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 ‘제2차 노후준비 지원에 관한 기본계획’)
여가는 누구나 자유롭게 직장 외 시간을 채울 수 있는 즐거운 일들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살아가는 것의 재미와 흥미를 깨닫게 한다. 개인의 신체와 정신이 건강하게 균형을 잡도록 하고 나아가서는 우리 사회의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여가에 대한 노후 준비가 부족하다는 것은 장수 시대 인간의 인생 후반기가 무료하고 무의미한 시간들로 흘러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4060세대를 위한 중장년 청춘문화공간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는 중장년층의 인문·여가·문화생활 향유와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전용 공간을 통해 활력 제고 및 은퇴 후 재도약을 지원하기 위해 고용노동부(장관 김문수)와 협업해 지난해 전국 17곳의 ‘중장년 내일센터’를 지정하고 이를 활용해 ‘청춘문화공간’을 조성함으로써 중장년을 위한 다양한 4060세대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사업을 주관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정병국)는 내달까지 약 300회 프로그램을 통해 누적 5000여 명의 중장년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중장년 청춘문화공간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는 중장년의 다양한 관심사를 반영한 △맞춤형 인문·여가 프로그램, 중장년의 생애주기에 겪는 고립감이나 침체감 극복을 위한 △치유와 에너지 회복 프로그램, 폭넓은 경험을 추구하는 활동적인 중장년을 위한 △활동·체험형 프로그램, 로컬의 다양한 소재와 연계하는 △지역 특화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매번 다양한 주제의 프로그램이 운영되기 때문에 강사가 전달하는 내용 자체도 중장년층에게 도움이 되지만 강의를 함께 듣는 분들끼리 관련된 대화를 서로 나누며 인생의 고민이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이렇게 또래와의 새로운 만남을 통해 인생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자연스럽게 위로와 힐링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청춘문화 프로그램의 중요한 요소다.”(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인문정신확산팀 차가영 대리)
‘가벼워져서 돌아올게요! 낯선 곳에서 만나는 나’는 올해 중장년 청춘문화공간의 인기 강연 중 하나다. 강사의 실제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기를 따라가면서 그가 직접 체험한 인생의 부담을 덜어내는 깨달음을 들을 수 있다. 참여자들은 “강사의 순례길 여행기를 따라 경험의 시간을 바탕으로 인생 소풍을 다녀오도록 진솔하게 진행해줘서 만족” “바쁘게 흘러가는 삶 속에서 잠깐의 여유를 통해 귀한 시간 갖게 돼 감사” 등의 소감을 밝혔다.
지난 9∼10월에는 충남 공주의 행정안전부 ‘청년마을 조성사업’ 대상 지역인 제민천 일대를 배경으로 1박 2일 동안 ‘청춘문화공간 2교시: 공주 마을 스테이’ 프로그램을 2회 운영했다. 중장년의 행복한 삶을 위해 나 자신과 이웃 공동체를 돌아보면서 자아를 발견하고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삶의 기술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참여자들은 “카페를 창업해 운영하는 청년 창업자의 이야기를 통해 성실하면서도 자신만의 확실한 가치를 구현하는 자세에서 좋은 삶을 실현할 수 있는 포인트를 얻어간다” “공주의 아름답고 정감 있는 모습을 알게 돼 좋은 시간을 보냈다. 시니어의 인생 2막 설계가 쉽지 않은데 앞으로도 좋은 프로그램을 많이 기획해 시니어들이 남은 인생을 잘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면 좋겠다”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중장년 ‘진지한 여가’의 동반자
우리나라에서는 ‘여가’를 단순한 소비 또는 오락적인 의미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으며 실제 40∼60대 중장년 대상 여가 활동 실태 조사에서도 TV 시청, 산책, 낮잠, 친구들과 카페 모임, 술자리와 같은 일상적이고 가벼운 수준의 여가 활동에 많이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일상적 여가 활동은 짧은 시간에 즉각적인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정도로 특수한 기술의 습득이나 사회공헌을 통한 자아 성취감이나 자부심, 자아실현에 이르기에는 거리가 있다. 캐나다 사회학자 로버트 스테빈스는 ‘진지한 여가’를 특수한 기술, 지식, 경험 등을 획득하고 표출하는 본질적이고 재미있고 참여자가 경력을 쌓아가는 아마추어, 취미 활동가 또는 자원봉사자의 체계적인 핵심 활동으로 정의했다. 중장년 청춘문화공간은 바로 이러한 진지한 여가를 통해 개인적 성취감을 얻을 뿐만 아니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직업적, 상업적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곳이다.
중장년의 생애 전환기 대비 종합 지원을 위한 공간으로
지금까지 중장년 세대를 위한 정책이나 지원 시설은 주로 일자리 사업 중심으로 이뤄져 있었다. 전국의 중장년 청춘문화공간은 여기서 더 나아가 중장년의 심리적, 정서적 지원까지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한다.
중장년이 겪는 인생의 전환기는 재무, 건강, 여가, 대인 관계 중 어느 하나가 아니라 모든 요소가 복합적으로 얽혀서 작용하기 때문에 이처럼 한곳에서 여러 방면의 정책적 지원을 받는다는 것은 큰 이점이 아닐 수 없다.
신체의 노화, 가정의 변화, 퇴직의 도래 등을 경험하며 삶의 만족도가 점차 낮아지는 인생의 중반기, 그 시기를 지나는 중장년 세대가 자신의 인생에 대한 가치를 스스로 존중하고 행복한 삶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공간으로 든든하게 자리 잡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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