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늘어나는 해외 주식 투자자를 위한 서비스를 집중적으로 강화하고 나섰다. 주식 종목 선정부터 트레이딩, 양도소득세 납부에 이르기까지 해외 주식 거래 전 과정에서 투자자의 편의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美 보고서 당일 번역에 해외 맞춤형 MTS 개편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투자 규모는 올해 들어 11월까지 145조 원을 넘기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투자액은 늘었지만 정보 부족 등의 이유로 투자처는 테슬라나 엔비디아 등 소수 종목이나 상장지수펀드(ETF)에 편중돼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 올 3월 미국의 금융사인 ‘스티펄 파이낸셜’과 손잡고 미국 애널리스트들의 주요 리포트를 번역·제공하는 ‘슬립리스 인 USA’를 출시했다. 해당 서비스는 미국 현지에서 발간된 주식 리포트 중 투자자들의 관심도와 정보 가치가 높은 보고서를 당일에 번역해서 무료로 제공한다. 기존에는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렵던 현지 시장의 생생한 정보와 분석을 담고 있다. 커버리지 범위도 넓어 종목 선정 및 투자 아이디어를 얻는 데 활용하기 유용하다는 평가다.
슬립리스 인 USA는 3월 첫선을 보인 후 약 8개월 동안 미국의 상장기업 400여 곳을 분석해서 총 1400건의 리포트를 제공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시차를 줄이는 데도 이바지했다는 평가다. 그동안 미국 현지 기업들의 실적 발표나 인베스터 데이, 최고경영자(CEO) 및 최고재무책임자(CFO)의 간담회 등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투자 이벤트가 발생해도 국내에서는 관련 정보를 접하는 데 2∼3일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다. 하지만 해당 서비스 출시 이후 미국 증시 개장 전, 마감 후에 맞춰서 하루에 두 번씩 보고서를 제공하면서 국내 투자자들도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시장 흐름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 7월에는 해외 주식 트레이딩 편의를 높이기 위해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을 개편했다.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는 해외 주식 홈이, 이후에는 국내 주식 홈이 우선 노출되게 변경했다. 홈 화면에서 배당락이 임박한 미국 주식을 비롯해 관심도가 높은 미국 주식과 ETF 순위, 투자 대가의 포트폴리오 등 해외 투자 관련 콘텐츠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달부터는 MTS를 통해 해외 주식 양도세 절세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올해 해외 주식 투자를 통해 250만 원을 초과하는 매매 차익이 발생한 고객을 대상으로 양도세 절감 방안을 제시한다. 예상되는 양도세 금액을 산출하고 평가손실 보유 종목을 매도하는 등 양도세 절세 시나리오를 예상해서 알려준다. 해당 서비스 메뉴 내에서 절세를 위한 예약 매도 주문도 간편하게 할 수 있다.
PB 채용 늘리고 글로벌 투자 전문성 강화
한국투자증권은 영업 일선에서 고객 자금을 관리하는 프라이빗 뱅커(PB)들의 글로벌 투자 전문성을 높이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복잡한 글로벌 정세와 금융상품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고객 수익률을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이에 힘입어 2022년 41조6000억 원이던 개인 고객 금융상품 잔액은 빠르게 늘어 지난해 업계 최초로 50조 원을 넘었다. 올해 3분기(7∼9월)에는 65조 원을 돌파했다.
PB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제도와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PB 5, 6명이 한 팀을 이뤄 고객의 요청에 따라 자산관리 종합 솔루션을 제시하는 ‘PB팀제’를 도입해 전문성과 시너지를 높였다. 또 PB 역량 강화 교육 등의 영업 지원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PB 인력 확보를 위한 별도의 채용 전형을 신설하며 채용 규모도 늘렸다.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금융자산과 점점 고도화되는 자산관리 요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장기적 관점에서 PB 인력을 선발해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고도화된 상품을 국내에 공급하고 고객 중심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PB의 전문성이 필수적”이라며 “앞으로도 PB들의 역량을 높여 궁극적으로 고객 자산을 효과적으로 증식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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